김종석 "구조조정, 정치권이 감 놔라 배 놔라 간섭 말아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5일 새누리당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과거에 정치권이 자꾸 간섭을 하며 ‘감 놔라 배 놔라’ 하니까 당사자들이 위축이 되고 서로 보신주의에 빠져서 구조조정이 지연됐던 선례가 많이 있다”면서 “(기업) 부실정리나 기업구조조정은 이해관계자가 많고 고도의 금융기법과 경험이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자꾸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오히려 문제를 어렵게 할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야당도 대원칙에 동의한 만큼 구조조정은 이제 가급적 전문가와 이해당사자들에게 맡겨야 한다”면서다. 김 원장은 20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이는 한진해운을 시작으로 부실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정치권의 개입을 경계한 발언이다. 최근 조선ㆍ해운ㆍ건설 등 한계업종 구조조정에 대해 정부ㆍ여당, 그리고 야당이 협력하겠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더불어민주당은 실업 대책 등을 요구하며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당내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하기도 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구조조정은 고용 문제를 수반하는 만큼 노동개혁법안과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안 등의 통과를 강조하고 있다. 이날 김 원장도 “노동개혁법은 고용주들이 쉽게 사람을 고용할 수 있게 해주는 유인이 있다”며 “노동개혁을 통해서 일자리를 일시적으로 잃는 분들이 재취업을 쉽게 하도록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역 경제가 타격을 받는 경우에 새 산업을 시작하고, 새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세제 지원과 규제 완화를 해줘야 하는데 규제프리존을 우선 적용해 외자유치를 촉진하는 조치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돈을 풀어서 구조조정의 부작용을 막는 것은 좋지만 그 방법을 관(官)이 주도하고 정치권이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업 소유주한테 유리하게 만드는 방향은 철저히 경계하고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당과 기업의 규제완화 주장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은 현재 어려운 기업들을 퇴출하는 작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하고, 그러기 위해 새로운 산업이 나와야 한다”면서 “현재의 규제로는 새로운 산업이 나오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여당이 처리를 촉구하는 서비스발전법이나 노동개혁 4법에 대해서도 “법안 내용의 일부를 야당이 염려를 해서 합의를 못하고 있는데 여당이 이에 대해 소통을 좀 더 하면 통과할 수 있고,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유미 기자 yumi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