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캡틴 류제국, 3경기만에 시즌 첫 승

중앙일보

입력

LG 캡틴 류제국(33)이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류제국은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3볼넷·6탈삼진·1실점했다. LG는 류제국의 호투에 힘입어 6-4로 한화를 꺾었다. 5일 KIA전에서 6이닝 4실점(2자책), 10일 SK전에서 3과3분의2이닝 7실점(5자책)하고 패전을 기록했던 류제국은 첫 승을 올렸다. 2연승을 거둔 LG(7승5패)는 단독 3위를 유지했다.

류제국은 1회 선두타자 정근우를 몸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뒤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다.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김태균에게 볼넷을 줬지만 장민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도 선두타자 로사리오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시작했다. 하지만 강경학의 번트 타구를 포수 정상호가 몸을 날려 잡아내는 도움을 받았고, 후속타자를 잡아냈다. 3·4회도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줬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7회 남겨둔 주자 로사리오가 구원투수에 의해 홈을 밟은 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제구 난조를 이겨낸 건 승부처마다 위력을 발휘한 커브 덕분이었다. 류제국은 지난해 결정구로 쓰던 낙차 큰 슬로 커브가 분석돼 고전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커브를 연마하는 데 애를 썼고, 이날 삼진 6개 중 5개를 커브로 잡아냈다. 6회에는 이성열의 땅볼 타구를 펄쩍 뛰어올라 잡아내는 호수비까지 펼쳤다. 대전구장을 찾은 LG 팬들은 마운드를 내려간 류제국에게 박수를 보냈다. LG는 경기 막판 4점을 주며 쫓겼으나 7·8회 고의볼넷 작전이 성공을 거두면서 승리를 지켰다. 류제국과의 1문1답.

-오늘 승부구가 커브였다.

"직구(38개) 제구가 잘 안돼 포수 정상호 형과 상의해 체인지업(23개)과 커브(16개)를 많이 썼다. 와인드업으로 던질 때 밸런스가 흔들려서 세트포지션으로 던졌다. 왼쪽 어깨가 빨리 벌어지는 현상이 일어나 제구가 흔들렸다."

(류제국은 1회 23개 투구 중 직구를 14개 던졌지만 2회 이후에는 직구 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렸다.)

-6회 수비는 농구 선수 같았다.

"안 그래도 상호 형한테 '나 마이클 조던인 줄 알았다'고 했는데 '조용히 하고 던지라'고 하더라."(웃음)

-3경기만에 첫 승을 거뒀다.

"후련하고 마지막 이닝까지 조마조마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하주석까지 상대하고 싶었다. 오늘 투심패스트볼이 왼손타자에게 치기 어렵기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겨서 아주 행복하고, 선수들에게 고맙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첫 승이 빨랐다. 2014년에는 9경기만에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팀 분위기가 어떤가.

"2013년에는 참 좋았다. '약속의 7회'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올해는 시작부터 좋다. 젊은 팀이라 에너지가 넘친다. 어제도 비가 와서 몸이 무겁고 처질만도 한데 아니었다. 개막 2연승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올 시즌엔 달라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대전=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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