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버터칩처럼 … SNS 마케팅 바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나는 인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13일 오전 선거가 시작한 직후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블로그에선 투표 인증샷이 쉴새 없이 올라왔다.

인증샷 퍼지며 몇달간 품절 사태
식음료 업계 히트 공식 자리잡아
회사마다 관심 끌게 포장에 신경

먹거리도 예외는 아니다. 2014년 말 출시 직후부터 수개월 간 품절 대란을 빚은 ‘허니버터칩’ 열풍도 인증샷에서 비롯됐다. 유명인까지 제품을 들고 인증샷을 찍는 통에 빠르게 입소문을 탔다. 현재까지 인스타그램에 등록된 허니버터칩 관련 게시물은 42만 개에 이른다.

허니버터칩의 성공 이후 식음료 업계의 새로운 히트 공식은 ‘SNS용 제품’이 됐다. SNS에 인증샷이 많이 올라오고, 맛있다는 글이 줄을 이으면 대박 행진을 예감할 수 있단 것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 후 첫 2개월 간 시장 반응을 살펴 마케팅과 생산 계획을 세우는데, 이때 주시하는 것이 온라인상 반응”이라고 말했다.

해태제과가 지난 2월 출시한 ‘타코야끼볼’은 전에 없던 문어맛 콘스낵이라는 점을 이용해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 후 ‘타코야끼볼 파는 곳’이 포털 검색어에 오르자 해태제과는 이를 감안해 생산량을 기존보다 6배로 늘리기도 했다. 오리온이 지난달 출시한 ‘초코파이 정 바나나’는 42년 만에 처음 선보이는 새로운 맛으로 화제를 모았다. 출시 직후부터 SNS에 하루 1000건 이상 제품 관련 게시글이 올라왔다.

기사 이미지

동일 제품에 포장을 달리한 제품도 SNS에서 인기를 모은다. 코카콜라는 ‘메시지 패키지(사진)’로 눈길을 끌었다. 2014년 최초로 음료 라벨에 메시지를 넣은 데 이어 지난해엔 12간지 동물 캐릭터를 추가했다. 올해 패키지엔 ‘짜릿한 시작’ ‘내 맘 받아줘’ 등 39가지 메시지와 함께 캐릭터를 입혔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예전엔 음료를 마시기 위해 샀다면 이제는 패키지 메시지를 찍어 SNS에 올리기 위해 구매하는 소비자가 생길 정도”라 고 설명했다.

남보다 먼저 갖고 싶은 심리를 자극하는 ‘한정판’ 출시도 잇따른다. 농심의 ‘너구리 멀티팩 한정판’은 광고 모델인 혜리를 전면에 내세워 SNS 상에서 화제가 된 제품이다. 솔로끼리 짜장면을 먹는 ‘블랙데이(4월 14일)’를 맞아 팔도가 한정판으로 선보인 ‘철가방 세트(짜장라면+짬뽕라면)’는 이색적인 디자인으로 눈길을 끌었다.

업계 관계자는 “인증샷을 올리는 제품은 ‘나 이거 먹어봤다’고 자랑할 수 있도록 재미있고 특색이 있어야 한다” 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