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정시모집 전원 자유전공으로 뽑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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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가 2018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의과대, 사범대, 예체능 전공을 제외한 나머지 신입생들을 학과 구별이 없는 ‘자유전공’으로 뽑겠다고 11일 밝혔다. 문·이과의 구별도 없다. 대상 모집 정원은 총 408명이다. 이화여대의 한 해 모집 정원은 3000명 안팎이다. 약 80%는 수시모집으로, 20%는 정시모집으로 뽑는다. 408명은 국가가 정원을 관리하는 의과대, 사범대, 예체능 전공을 제외한 정시 선발 신입생 총원이다.

현재 고2 대입 전형부터 시행 예정
의대·사범대 등 제외 408명 규모
문·이과 불문, 2학년 때 전공 선택

이 전형은 정규 교육과정으로 따졌을 때 현재 고교 2학년 학생들부터 적용된다. 학생들이 자유전공으로 입학하게 되면 2학년부터 문·이과 관계없이 41개 전공 중 희망 전공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보장된다. 1학년 때는 주로 교양 과목을 수강하거나 자신이 지망하는 학과들의 기초 과목을 선택해 듣는다.

일부 국내 대학이 자유전공학부를 운영하고 있지만 정시 입학생 대부분을 자유전공으로 선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최근 문·이과 융·복합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크다. 정시 입학 신입생들에게 다양한 전공 탐색 기간을 제공하고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자유전공학부로 운영해 온 스크랜튼학부가 성공적으로 운영돼 왔다는 판단도 이번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특정 학과로 쏠림 현상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극단적으로 학생들이 특정 전공으로 몰리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408명 중 절반 이상이 경영학과을 선택한다 해도 이미 복수전공으로 경영학과를 선택하는 학생이 많기 때문에 학생 수용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특정 전공으로 학생들이 편중되는 현상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자유전공학부가 보편화돼 있다. 미국에는 전공을 선택해서 입학하는 ‘조기 선택’과 전공을 선택하지 않고 입학하는 ‘전공 추후 결정’으로 분리해 신입생을 모집하는 학교가 많다. 이화여대도 이러한 미국 제도를 참고했다. 학교 관계자는 “상당수 미국 대학은 전공 선택자와 미선택자를 섞어서 다양하게 신입생을 뽑는다. 문·이과 구분도 없다”고 말했다.

구안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입전형팀장은 “자유전공 선발을 확대하는 것은 정부에서도 강조하는 융합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우수 학생을 선발하는 데 유리한 방법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남윤서·홍상지·조한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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