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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훈도 탈락…강남벨트 8곳 중 친박은 유영하만 살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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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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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16개 지역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서는 친박계 강석훈(서울 서초을) 의원 등 현역 의원 5명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사진 박종근 기자]

새누리당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벨트’에서 친박근혜계 후보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셨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6개 지역의 여론조사 경선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중-성동을 지상욱, 친박 김행 눌러
MB계 이상휘, 동작갑 공천 확정
부산선 친박 유기준·윤상직 승리

서울 서초을에선 친박계 ‘브레인’으로 불리는 강석훈 의원이 박성중 전 서초구청장에게 패했다. 전날 조윤선(서초갑)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어 잇따라 친박계 후보가 탈락하면서 강남벨트(8개 지역구)는 이혜훈(서초갑)·이종구(강남갑)·이은재(강남병) 전 의원과 김을동(송파병)·김종훈(강남을) 의원 등 비박계가 사실상 점령했다.

송파갑에선 계파 성향이 엷은 현역 여성의원인 박인숙 의원이 승리했다. 강남벨트 8곳 중 송파을만 친박계 유영하 후보가 단수추천을 받았다. 이런 결과는 이른바 ‘3·15 비박 학살공천’이 분수령이 됐다는 평가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자체 조사 결과 서울에서 새누리당 지지 응답이 3·15 공천 이후인 지난주부터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수도권 친박 후보들에게 5%포인트 안팎의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조진만(정외과) 교수도 “ 계파 싸움에 대한 실망감이 차이가 근소했던 후보들 간의 경선 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배우 심은하씨의 남편인 지상욱(중-성동을) 전 중구 당협위원장이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을 꺾고 공천을 받았다.

이명박(MB) 정부 출신들도 이날 선전했다. 서울 동작갑에선 이상휘 위덕대 부총장이 김숙향 예비후보를 누르고 공천을 확정했다. 이 부총장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MB 정부에서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춘추관장·홍보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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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지방에선 양상이 다소 달랐다. 부산에선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3선의 친박계 유기준(부산 서-동) 의원과 ‘진박’으로 통하는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부산 기장)이 경선에서 승전보를 울렸다.

신인들 중에선 최교일(영주-문경-예천)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현역 의원 2명을 누르고 이변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 전 지검장은 선거구 조정으로 이한성(문경-예천)·장윤석(영주) 의원 등 2명의 현역 의원과 붙었지만 결선투표까지 가면서 차례로 물리쳤다. 정태옥(대구 북갑) 전 대구시 행정부시장과 엄용수(밀양-의령-함안-창녕) 전 밀양시장, 강석진(산청-함양-거창-합천) 전 거창군수 등 지방자치단체장 출신들도 경선에서 승리해 강세를 보였다.

이날 경선에선 강석훈·이한성 의원 외에 신성범(산청-함양-거창-합천)·신의진(비례·서울 양천갑)·민병주(비례·대전 유성갑) 의원 등 현역 의원 5명이 탈락했다. 현역 의원 물갈이 비율은 37.5%(재적 157명 중 59명)로 올라갔다. 새누리당은 253개 지역구 가운데 245곳(96.8%)의 공천을 완료했다.

글=박유미·김경희 기자 yumip@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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