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18억 빚더미 충북교육청, 공약사업 14개 축소·조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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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김병우 충북교육감이 재정난을 이유로 고등학생 교과서 대금 지원 등 자신의 대표 공약사업 14개를 손질한다.

누리과정?무상급식 등 부담 커
600억원 줄인 변경 계획안 마련

김 교육감은 공약 규모를 축소하거나 변경·연기하는 방법으로 2165억원에서 2018년까지 약 600억원이 줄어든 ‘공약사업 변경계획안’을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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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육감은 오는 14일부터 25일까지 이런 내용의 계획서를 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도민 의견을 받을 예정이다. 김 교육감이 “정부책임의 누리과정을 교육청이 떠안으면서 재정 압박이 심해졌다”며 “공약사업 축소와 각종 교육활동 예산을 줄여 재정난을 극복하겠다”고 한 지 보름만이다.

변경 예정인 사업은 ▶고등학생 교과서 대금 지원 ▶체험활동비 지원 확대 ▶특기적성 방과 후 학교 운영 ▶특수교육 환경개선 ▶지역교육 인프라 확대 ▶진로진학지원센터 확대운영 ▶독서교육 강화 ▶어울림교육원 설립 ▶대안형 공립학교 운영 ▶교육공동체 권리헌장 조례제정 ▶교육거버넌스 구축 ▶교사 처우개선 ▶학교업무 정상화 ▶작은 학년제 운영 등이다.

김 교육감에 따르면 누리과정과 무상급식 등 대형사업에 교육청이 부담하는 예산과 인건비 등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반면 교육청이 발행한 지방채는 올해 6618억원으로 늘었다. 2031년까지 교육청이 갚아야 할 지방채 이자는 연평균 126억원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축소되는 공약은 ‘고등학생 교과서 대금 지원’ 사업이다. 김 교육감은 지난해 저소득층 자녀의 대금을 우선 지원하고 2018년까지 연차적으로 확대하려 했다. 소요 예산은 105억8900만원이다. 변경안은 이 보다 76억5600만원이 적은 29억3300만원이다. 대상은 저소득층에 한정했다.

애초 면·읍 단위까지 지원하기로 했던 ‘체험활동 경비 지원’ 사업은 면 단위 초·중학생에게만 적용한다. 이러면 2018년까지 사업비는 당초 103억원에서 73억8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이와 함께 ‘토요 방과후학교 운영비 지원’은 사업비를 195억3000만원에서 6억4600만원으로 크게 줄였다. ‘행복한 방과후학교 우수 프로그램 운영비 지원’사업비는 106억9700만원에서 64억9700만원으로 축소한다.

보은·옥천·영동 등 남부 3군 지역에 142억7300만원을 들여 지으려 했던 특수학교 설립 계획은 무기한 연기했다. 대신 각 교육지원청이 운영하는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순회(겸임) 교사 처우 개선과 계약제 교원 사기 진작을 위해 마련한 복지비(음식값 등)도 1인당 50만원에서 30만원으로 축소했다. 이 조치로 올해부터 2018년까지 3년간 8억4800만원을 아낄 수 있다. 지역 교육인프라 확대 일환인 ‘북부 음악체험센터(104억원) 설립’과 ‘남부 교직원 복지체험센터 설립(40억원)’은 장기 검토 과제로 남겼다. 충북교육청 김성근 혁신기획담당 서기관은 “도민 의견이 수집되는 대로 공약 변경 여부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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