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물류 사업까지 손 뻗치는 아마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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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항공 물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아마존이 화물수송기 보유업체인 에어트랜스포트서비스그룹(ATSG)과 보잉767 화물기 20대를 리스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화물기 리스 기간은 5~7년이다. 아마존은 지난해 9월과 11월에 각각 2대와 3대의 항공기를 도입해 운송 서비스를 시험 운행했다. 정식 서비스는 다음달 시작할 예정이다.

켈리 치즈먼 아마존 대변인은 “미국 내에서 늘어나는 프라임 서비스를 위해 화물기를 사용할 것”이라며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려면 자체 물류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가정의 46%가 회원제 당일 배송 서비스인 ‘프라임 서비스’ 가입자다. 아마존은 주문 후 2시간 내에 배송하는 ‘프라임 나우 서비스’도 선보였다.

아마존은 무인항공기(드론) 배송을 추진하는 한편 최근 1년 동안 인구가 많은 도시 지역에서 자사 트럭을 구입하고 운전자와 배달원을 고용하는 등 독자적인 운송망을 구축해왔다.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아마존 물품을 고객의 집까지 배달하는 총알배송 서비스 ‘아마존 플렉스’도 도입했다.

항공 화물의 자체 운송까지 확대하며 아마존은 배송비 부담과 운임 손실을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지난해 아마존의 배송 비용은 115억 달러, 운임 손실은 사상 최대인 18억 달러를 기록했다. 자체 물류망을 확보하며 배송 지연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2013년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에 화물량 증가로 UPS의 배송이 늦어져 고객 상당수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12월25일 이후에 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상에 이어 항공까지 손을 뻗어가는 아마존의 움직임에 긴장하는 곳은 미국의 양대 물류회사인 페덱스와 UPS다. 아마존은 그동안 페덱스와 UPS, 미국 우편서비스 등에 항공화물 배송을 위탁해왔다. UPS의 경우 아마존을 통한 배송 물량이 전체의 약 4%를 차지한다. 자산관리회사인 RW베어드의 콜린 서베스천 애널리스트는 “당장은 아마존의 화물기가 아마존 창고와 상품 공급 업체 사이의 화물을 옮기는 데 사용되겠지만 결국에는 4000억 달러에 이르는 글로벌 물류 시장을 공략하는 데 뛰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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