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본선이다” 외교안보 중진 영입한 트럼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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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캠프에 합류한 제프 세션즈 상원의원(왼쪽). 지난달 유세에 함께한 모습이다. [AP=뉴시스]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본선을 의식한 행보를 가속화했다. “트럼프 진영에는 트럼프와 딸 이반카밖에 없다”고 야유 받던 트럼프 선거 캠프는 외교안보 분야 중진 의원을 국가안보자문위원장으로 영입했다. 또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의 대결을 가정한 선거 전략 마련에도 나섰다. 이는 지난 5일(현지시간) 4개 주 경선에서 보수 강경파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텍사스)에게 사실상 패하기는 했지만 “크루즈는 나를 이기지 못한다”는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세션즈 상원의원 자문위원장 맡겨
클린턴과 대결 염두, 약점 보완 나서

트럼프는 ‘크루즈 표’의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트럼프가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포함해 크루즈에게 패한 6개 지역 중 4곳이 코커스가 열렸던 곳이다. 제한된 당원들만 참여하기 때문에 조직력이 승부를 좌우한다. 강경 보수파 유권자운동 티파티의 전국 조직을 총가동한 크루즈가 바람으로 맞선 트럼프를 앞섰다.

하지만 오는 15일 ‘미니 수퍼화요일’에 경선이 열리는 플로리다(대의원 99명)·노스캐롤라이나(72명)·일리노이(69명)·오하이오(66명)·미주리(52명)의 5개 주를 비롯해 향후 경선이 열리는 대부분 주가 일반 유권자가 참여하는 프라이머리(예비선거)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 크루즈가 공들여 온 남부의 ‘바이블(성서) 벨트’의 싸움이 일단락되고 중서부와 서부, 그리고 진보 성향이 강한 동부 지역으로 경쟁 무대가 바뀐다. 트럼프가 5일 기자회견에서 “난 크루즈와 1대 1로 붙고 싶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판단이 깔려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약점으로 꼽히던 외교안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이날 제프 세션즈(69) 상원의원(앨라바마)을 캠프에 끌어들였다. 세션즈는 4선의 상원의원으로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외교안보 분야 각료를 맡게 될 전망이다. 그는 2007년 ‘내셔널 저널’이 선정한 ‘가장 보수적인 상원의원’ 5위로 꼽혔다. 조지 W 부시 정권 시절에는 이라크전을 반대하던 시민단체를 향해 “미국을 비난하려는 것 외에 뭘 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현재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이며 전략군(Strategic Forces)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공화당의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과 민주당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6일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프라이머리와 메인주 코커스에서 각각 승리했다. 공화당의 경우 푸에르토리코의 히스패닉 표가 쿠바 이민자 출신인 루비오에게 몰렸고, 민주당은 바로 옆 지역구(버몬트주) 출신인 샌더스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많았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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