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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응답하라, 그 때 그 시절… 복고 바람이 불어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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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동 사진관`에서는 흑백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 직접 현상과 인화를 해준다. 엄은혜 인턴기자

드라마 <응답하라>시리즈의 인기와 더불어 흑백사진과 LP 음악, 서점가와 편의점 먹거리, 테마파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해 개업한 '연희동 사진관'은 디지털 카메라와 포토샵 대신 필름 카메라로 찍어 100% 아날로그 방식으로 현상·인화를 해주는 흑백사진으로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관 김규현 대표는 흑백 사진은 “디지털 사진이 가질 수 없는 필름 특유의 따뜻한 톤과 필름 입자의 느낌이 있다”며 “그런 점들을 고객들이 특별하게 생각해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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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이 완료돼 음영이 반전된 흑백 네거티브 필름들. 엄은혜 인턴기자

서울 숙대입구의 '까페 데 뮤지까'는 LP 마니아들의 아지트다. 이정엽 사장이 고등학교 때부터 25년간 모은 LP 5000여 장이 한쪽 벽에 빼곡히 꽂혀 있다.

깔끔한 MP3 음악에 비해 조금은 거칠지만 아날로그 특유의 따스함이 감도는 LP판에서 나오는 음악은 듣는 이들의 마음도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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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페 데 뮤지까`에는 이정엽 사장이 25년간 수집한 5000여 장의 LP판이 빼곡하다. 김신예 인턴기자

서점가에선 초판본의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복각본이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1인 출판사인 소와다리에서 지난해 11월말 출간한 윤동주 『하늘가 바람과 별과 시』와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이 인터넷서점 예스24가 지난 4일~10일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 각각 4위와 15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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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하늘가 바람과 별과 시』복각본. 시집으로서는 이례적으로 5만 부 이상 판매됐다. 김신예 인턴기자

김동근 소와다리 대표는 "'진달래꽃'은 4만 부,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5만 부, 이달 말 출간될 백석 시집 '사슴'의 초판 복각본은 예약판매만으로 1만부 정도 팔렸다"며 "구매자 대부분이 20대 여성이다. 책이 예뻐서 주변에 선물하고 싶어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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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인의 하늘가 바람과 별과 시』복각본. 초판과 같은 활자체를 그대로 복원했다. 김신예 인턴기자

먹거리에도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학교 급식으로 사라진 도시락 반찬인 소시지와 계란말이 등으로 구성된 '옛날 도시락'이 직장인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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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판매중인 계란말이와 소시지가 들어가 있는 추억의 학교 도시락. 엄은혜 인턴기자

아예 복고를 테마로 축제를 여는 테마파크도 있다. 한국민속촌은 '연탄불 달고나'와 '잉어 엿 뽑기' 등 추억의 먹거리와 '벨튀(초인종 누르고 도망가기)체험', 분식집 뮤직박스를 옮겨온 듯한 'DJ 촌이의 골목길 라듸오' 등 '추억의 그 때 그 놀이' 행사를 다음달 27일까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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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민속총 방문객들이 연탄불 달고나를 만들고 있다. [사진 한국민속촌]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용과 경제적 불안이 가중되는 상태에서 복고 마케팅은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며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 개선이 뚜렷하지 않는 한 복고 마케팅의 인기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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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체험 중 가장 인기가 높은 이놈아저씨의 벨튀(초인종 누르고 도망가기)체험. [사진 한국민속촌]

글=김성룡 기자, 오병주 인턴기자
사진=김신예·엄은혜 인턴기자, 한국민속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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