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구 “양반집 도련님 같은 의원, 공천 집중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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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오른쪽)가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4·13 총선 공천을 총괄할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 조문규 기자]

“월급쟁이, 양반집 자제들 스타일로 (국회의원) 하는 사람이 있어요.”

“유승민 의원 저성과자는 아니다”
공천 신청 접수 1호는 최경환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4·13 총선 공천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을 수 있는 현역 의원의 범주를 언급하며 한 말이다.

이 위원장은 11일 기자회견을 열어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 적극적으로 나서서 문제를 풀기 위해 노력하지 않고 4년 (임기) 내내 소극적으로 대응해 존재감이 없던 사람(의원)들이 있다”며 “이런 스타일로 하는 사람이 무조건 부적격자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집중 심사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양반집 도련님’ 같은 사람들이 있다”며 “20대 국회에서 필요한 개혁을 추진할 수 없겠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현역이라도 탈락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 “목표는 (현역 의원) 몇 퍼센트 이런 식이 아니고 절대평가를 하겠다”고 했다.

유승민(대구 동을) 의원에 대해선 “유승민 의원은 ‘무조건 된다’, 그렇게는 얘기를 못한다. (하지만) 최소한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내가 알기로는 저성과자는 아니다”고 했다. 이 위원장은 임명 직후 저성과자나 인기가 없는 현역 의원은 교체하겠다고 했다.

 공천위는 가급적 20일 이전까지 공천 부적격자 기준을 구체적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당규는 부적격자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재판 중인 자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 ▶부정·비리 등에 관련된 자 ▶탈당·경선불복 등 해당 행위자 등과 함께 ▶유권자의 신망이 현저히 부족한 자 ▶공직 후보자로 추천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는 명백한 사유가 있는 자 같이 모호한 조항도 있다.

 한 공천위원은 “선관위가 수사의뢰한 대상자가 부적격 1순위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설 연휴 이전인 5일까지 총선과 관련해 32명의 새누리당 예비후보·의원이 수사의뢰·고발 처분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사의뢰·고발된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6명, 무소속은 5명이다.

 이 위원장은 회견에서 경선 여론조사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휴대전화로 여론조사를 하다 보면 별별 문제가 다 생길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여론조사 기관과 이동통신사 관리 등에 전문적인 검토와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날 공천 신청을 받기 시작한 새누리당의 접수 1호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였다. 첫날 접수자 수는 5명으로 2012년 총선 공천 접수 시작일(2명)보다 많았다. 접수는 16일 마감된다.

글=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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