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Report] “스마트 자산관리, 초기엔 국내주식·ETF 위주로 투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기사 이미지

“스마트 자산관리는 투자업계 지형을 바꿀 수 있다.”

정영완 삼성증권 스마트사업부장
“한국, 모바일·인터넷 환경 뛰어나
신뢰 확보 땐 자산관리 핵심 될 것?

정영완(사진) 삼성증권 스마트사업부장(상무)은 ‘스마트 자산관리’가 국내 투자업계에 변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봤다. 주식·펀드를 사고 파는 데서 개인 자산관리 위주로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상무는 모바일 환경이 발달한 한국에선 고객 신뢰만 얻으면 스마트 자산관리 분야가 개인 자산 관리의 필수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스마트 자산관리는 투자금액이 적어 포트폴리오 구성이 힘들다는 지적이 있다.

“초기엔 국내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투자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자산관리 서비스의 최소 가입금액은 250만~500만원 수준이다. 이 규모로는 펀드로 포트폴리오를 만들기는 힘들다. 하지만 주식은 7~8개 종목으로 구성할 수 있다. ETF도 적은 금액으로 특정 국가나 산업의 주가 상승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시장이 발달하면 최소 가입금액도 상품별로 50만원부터 수억원 대까지 다양해져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 자산관리에 대한 고객 신뢰는 아직 낮다.

“결국 치열한 경쟁을 거친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다. 개인 성향에 따라 맞춤형으로 투자전략을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다. 결국 알고리즘이 중요한데 이는 기계가 아닌 사람이 만든다. 빅 데이터와 유명 매니저의 자산관리 노하우 등을 기반으로 최적의 시스템을 수립해야 한다.”

-투자를 쉽게 하게 되면 손실도 커질 수 있다.

“스마트 자산관리가 오히려 기존 투자보다 안전할 수 있다. 자산 상황을 즉시 알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투자과정에서 손실이 나면 고객에게 바로 알리고 환매를 할지, 아니면 투자상담을 받고 신규 투자할지를 묻는다. 투자상담을 받으면 대안 투자방안을 곧바로 제시한다. 오프라인에선 프라이빗뱅커(PB)가 직접 연락을 안 하면 고객은 자산 수익률도 모른다. 더구나 현재 스마트 자산관리 상품은 주식 위주고 파생상품이 없다. 주식도 코스피200 등이 중심이라 손실 위험이 크진 않다.”

-투자일임형 상품의 경우 온라인 가입이 불가능하다.

“금융사가 고객의 투자상품을 알아서 선택하는 일임형 상품은 대면 가입만 가능하다. 정부도 규제완화 측면에서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먼저 금융사가 시장에 신뢰를 줘야 한다. 그동안 증권사 등은 상품 판매에만 집중했지 고객 자산관리에는 소홀했다. 자산관리로 사업방향을 바꿔 장기·간접·분산투자 문화가 정착하는 데 힘써야 한다. 그러면 정부도 규제 완화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장기적으로 스마트 자산관리가 어느 정도로 성장할까.

“미국이 중심인 세계 온라인 자산관리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0억 달러였다. 2020년엔 4500억 달러 수준까지 성장할 걸로 전망된다. 특히 주식과 펀드 매매 시장을 대체하고 있다. 한국은 모바일·인터넷 환경이 좋다. 이미 주식거래에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거래량에서 거의 대등하다. 스마트 자산관리가 고객의 신뢰만 얻는다면 주식매매 중심의 국내 시장을 바꿀 수 있다.”

이승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