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70여개국에 지원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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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미국이 유럽의 나토 국가들을 포함해 전세계 70여개국에 이라크 평화유지 노력에 동참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영국과 폴란드는 이달 말 2만명의 추가 병력을 이라크에 파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미 언론이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 지난 1일 보도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지난달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라크 문제를 국제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여 국가들과 구체적으로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라크 전쟁이 끝난 직후 유엔의 개입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독자적으로 전후 처리를 하겠다고 밝혔던 미국이 방향을 수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미 언론들은 "현재 15만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지만 더 많은 병력이 파견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합참의장도 "다른 나라의 지원을 받을 것이며 오는 9월까지는 추가 병력 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독자적인 이라크 전후 처리를 강조했던 국방부의 강경파들도 입장을 선회하고 있다. 폴 울포위츠 국방부장관은 "스페인.이탈리아.네덜란드.슬로바키아.덴마크.우크라이나.헝가리 등이 이라크에서의 평화유지 임무에 동참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편 부시 대통령은 1일 백악관에서 열린 모병제 도입 30주년 기념식에서 "이라크가 현대화와 민주주의, 번영의 표상으로 부상하는 것은 거대하고 장기적인 일"이라면서 미군의 장기주둔 가능성을 강력히 암시했다.

럼즈펠드 장관도 "이라크의 해방은 완료됐지만 이라크에서 테러와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면서 "후세인의 추종자들이 사람들 속으로 숨어 들어가 테러 네트워크를 형성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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