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장수 도시 의정부, 65세 10명 중 1명 백살 넘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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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거주하는 만 65세 노인이 100세 이상 장수할 확률은 1.6%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장수 비율은 수도권에서 대체로 높게 나타났다.

114개 시·군 100세 생존율 분석
부천·성남·안양 순으로 비율 높아
병원 접근성 좋은 수도권에 많아

 김종인 원광대 복지보건학부 교수는 19일 통계청 인구센서스와 지역사회조사 자료 등을 활용해 전국 114개 시·군 거주자의 100세 생존율을 분석한 논문을 공개했다.

114곳은 2011년 기준으로 100세 이상 초고령자가 2명 이상 거주하는 지역으로 서울·부산 등 7대 대도시는 제외했다. 100세 생존율은 1975년 당시 만 65세였던 노인이 2011년에도 살아 있는 비율로 측정했다.

 지역별로는 경기도 의정부시가 최고의 ‘장수 도시’로 꼽혔다. 의정부시는 노인 1000명당 115명(11.5%)이 100세 이상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천시(9.3%)와 성남시(8.4%), 안양시(8%), 고양시(6.8%) 등이 뒤를 이었다.

상위 10곳 중 10위인 전남 목포시(2.8%)를 제외하고 1~9위인 나머지 9곳은 모두 경기도에 위치해 있었다.

 조사 대상 114곳 가운데 100세 생존율이 1% 이상인 지역은 68곳이었으며 이 중 2% 이상은 20곳이었다.

반면 경북 고령군은 100세 이상 장수할 확률이 0.4%로 ‘백세인생’과 가장 거리가 먼 곳으로 꼽혔다. 성별에 따른 100세 생존율은 여성이 2.1%로 남성(0.9%)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지역별 편차는 주로 사회구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사 결과 가구당 최소생활비와 경제활동인구, 상하수도 보급률, 도시화 수준 등이 높을수록 100세 생존율도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수도권 지역이 대거 상위권에 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김 교수는 “지역사회의 경제적 수준과 병원 등 기반시설이 장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노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심혈관 질환 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병원 접근성도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수를 위해선 사회적 환경과 꾸준한 건강 관리 모두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적절한 운동 ▶소식 ▶절주 ▶금연 ▶긍정적 사고 등을 습관화하면서 의료 서비스도 적절히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강재헌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예전에는 단순히 공기가 좋은 시골에 내려가면 오래 살 것으로 생각했지만 요즘은 상대적으로 정기 건강검진 등 의료 서비스가 편리한 도시권에 장수 노인이 많은 편”이라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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