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도 세계 성장률 전망치 끌어내려…한국 3% 성장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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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세계 경제에 중국발 암운(暗雲)이 드리우면서 주요기관들이 올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끌어내리고 있다. 19일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을 3.4%로 전망했다. 지난해 10월 전망치인 3.6%에서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IMF는 내년 전망치 역시 기존 3.8%에서 3.6%로 내렸다.

IMF가 성장률 전망 하향에 나선 건 중국발 불안과 미국의 금리 인상이 일으키는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의 성장세 둔화에다 달러가 강세를 띄면서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세를 보이고 신흥국에선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이날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6.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이 목표한 7%대가 깨지며 본격적인 ‘성장 감속’시대로 돌입한 것이다. 다만 IMF는 이번 전망에서 올 중국의 성장률은 기존 전망치(6.3%)를 유지했다. 반면 중국 성장세 둔화와 미국 금리 인상의 영향을 받는 신흥 개도국의 성장률은 기존 4.5%에서 4.3%로 떨어뜨렸다. 특히 자원 수출국인 브라질(-1.0%→-3.5%), 러시아(-0.6%→-1.0%)의 타격이 커질 것이란 예측이다.

경기 회복세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미국 역시 파급효과(spillover)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다. IMF는 미국의 올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8%에서 2.6%로 끌어내렸다. 금리 인상에 달러가 강세를 보이며 제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고, 저유가가 심화되며 에너지 분야에서 투자가 부진해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일종의 '역(逆)파급효과'다.

IMF는 이번에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세계은행(WB)이 전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9%에서 3.6%로 내린 데 이어 IMF까지 가세하면서 ‘수출 주도형’인 한국 경제 역시 기존 전망대로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 기관이 내놓는 세계 성장률 전망치는 국내 기관들이 성장률을 전망할 때도 기본 전제로 활용된다. 정부와 한은은 각각 올 성장률을 3.1%, 3.0%로 전망한 바 있다.

IMF는 이날 세계 경제 전망을 수정하며 각국에 “단기적으로 수요 진작 정책을 펴고,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구체적으로 선진국은 완화적 통화정책과 확장적 재정정책을 펴고, 신흥국에는 재정지출 효율성과 환율 유연성을 높여 경제 회복력을 키워야 한다는 제언이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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