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한 아이 살해 후 유기한 대학생과 10대 여성 검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갓 출산한 신생아를 살해한 뒤 하천변에 유기한 대학생과 10대 여성 커플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15일 영아 살해 혐의로 박모(18)양과 사체 유기 혐의로 남자친구 윤모(20)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박양은 지난 14일 0시부터 오전 1시 사이에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화장실에서 여자 아이를 출산한 뒤 손으로 아이의 입을 막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윤씨는 박양으로부터 건네받은 태아 사체를 아파트 단지에서 1km가량 떨어진 화정천에 유기한 혐의다.

지난 여름 다니던 고등학교에서 유급 당한 박양은 할머니와 아버지 등 가족들에게 임신 사실을 숨겨오다 가족들이 잠든 시각 화장실에서 혼자 출산했다. 할머니가 박양의 임신을 의심했지만 “살이 쪄서 그런다”며 둘러댔다. 할머니가 사온 임신 테스트기에 물을 묻혀 상황을 모면하기도 했다.

출산 후 당황한 박양은 아이의 입을 막아 살해한 뒤 검은색 티셔츠에 감싸 비닐봉투에 담아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대학생 남자친구 윤씨에게 가져갔다. 윤씨는 박양을 돌려보낸 뒤 인근 화정천에 가져가 시신을 유기했다.

윤씨는 낙엽을 끌어모아 시신에 불을 붙이려 했지만 실패하자 하천에 던졌다. 발견된 태아의 엉덩이 등에서는 화상 자국이 발견됏다. 시신은 태반과 함께 비닐봉투에 담겨 있었으며 목 부위에 노란색 고무줄이 둘러져 있었다.

유기된 시신은 같은 날 오전 9시50분쯤 하정천변을 산책하던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비닐봉투 밖으로 다리 부분이 나와 있는 상태였다.

경찰은 화정천과 아파트 단지 일대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해 검은색 봉투를 들고가는 박양의 모습을 포착한 뒤 같은 날 오후 5시쯤 붙잡아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은 시신의 부검을 의뢰했다.

안산=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