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무인기 잡는 레이더, 청와대 주변 배치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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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호 2 면

정부가 청와대 등 핵심 보안시설에 대한 북한 무인기 침투에 대응하기 위해 이스라엘에서 정밀 레이더를 올해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국방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이스라엘 엘타(ELTA)로부터 저고도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 장비를 도입했다. 엘타는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자회사로 레이더를 비롯한 전자전 장비를 전문으로 생산해온 세계적 방산업체다.


 이와 관련, 수도방위사령부는 지난 9월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소형 무인기에 대한 대응 전력을 가동하고 전담 부대도 운용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 업체와 기종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군은 이미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레이더 장비를 인도받았고 이스라엘 전문가들이 몇 차례 방한해 장비 운용 교육까지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청와대·국방부·합동참모본부 등 핵심 시설에 대한 북한의 무인기 기습 침투를 막기 위해 실전배치가 이미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무인기용 레이더 도입은 지난해 3월 북한의 무인기 침투 도발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3월 경기도 파주와 서해 백령도, 강원도 삼척 일대에서 추락한 북한 무인기가 발견됐다. 당시 군은 북한 무인기가 엔진 고장 등으로 추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북한 무인기는 통일로를 따라 300m 고도로 침투해 청와대 경내까지 정밀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청와대 등 핵심 시설까지 대공 방어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난이 일었다. 육군이 보유한 저고도 레이더 TPS-830K는 북한의 소형 무인기를 탐지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해 4월 북한 무인기 도발에 대해 “우리 군이 가진 기존 레이더로는 소형 무인기를 포착·탐지하는 데 제한이 있다”며 “일부 선진국에서 만든 레이더를 최대한 신속하게 들여올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방위사업청은 그동안 이스라엘 업체들을 상대로 레이더 구매 절차를 진행해왔다. 앞서 군은 지난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북한의 도발을 감시할 중고도 무인정찰기를 이스라엘에서 구매한 바 있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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