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속태우는 박 대통령…이번 주말 개각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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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9일 국회 상황을 지켜보며 속을 태웠다.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회기종료일인 이날 공식 일정을 비운 채 국회 상황을 지켜봤지만 경제활성화 법안 처리에 진전이 없으면서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프랑스·체코 순방에서 돌아온 후 ‘안종범 경제수석 브리핑’(6일)→‘당 지도부와 긴급 회동’(7일)→‘국무회의 모두 발언’(8일)을 통해 연일 노동개혁 법안 등을 처리하지 않는 정치권과 야당을 거세게 비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절박한 심정으로 국회 상황을 지켜보며 속을 태우고 있다”며 “특히 임시국회가 남아있긴 하지만 현재로선 노동개혁법안과 경제활성화 법안들이 쉽게 처리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정연국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제활성화법안의 경우 여야가 정기국회에서, 노동개혁법안은 임시국회에서 즉시 논의해 처리키로 한 만큼 그에 따라주길 바란다”며 “테러방지법과 북한인권법도 (오늘) 반드시 처리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 참모는 “야당이 아무리 내분을 겪더라도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인데 법안 처리에 너무 무관심하다”며 “참여정부 당시 발표한 서비스활성화 강화 대책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보다 훨씬 더 의료 민영화에 가까운데, 이것도 못하겠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법안들의 정기 국회내 처리가 무산될 경우 박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 등을 통해 입장을 발표할 지 관심이다. 정 대변인은 “정기국회 회기 내 경제활성화 법안처리 불발 시 담화나 성명 등을 통한 청와대의 입장 발표가 있느냐”는 질문에 “예단할 수 없다. (법안 처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가 법안 처리를 지연시킴에 따라 ‘중폭 개각’도 타이밍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 5일 순방에서 돌아온 이후 아직 개각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기국회가 9일 마무리되는 만큼 이번주 후반이나 주말쯤 발표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국회 상황에 따라 시일이 더 걸릴 수도 있다. 다만 후임 장관의 인사청문회 일정,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 사퇴시한(내년 1월13일) 등의 시간표를 고려할 때 마냥 늦추기도 어렵다. 가장 관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후임은 임종룡 금융위원장, 김광림 새누리당 의원, 김동연 아주대학교 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신용호 기자 nov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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