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결혼 유효기간 7년으로 해야" 대륙에서 번지는 파격 주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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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증도 유효기간 있는데 결혼증서엔 왜 없는 거죠? 유효기간을 7년으로 해보면 어떨까요?"

중국에서 이혼율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상에는 '결혼증명서 유효기간 7년'이라는 대담한 주장을 실은 글이 돌고 있다.

9일 중국 경제망 등 매체들은 "한 학자가 결혼증명서의 유효기간을 7년으로 하자는 주장을 내놨다"고 보도했다. 이 글에 따르면 결혼한 부부가 결혼 후 7년이 지났을 때 결혼 유효기간을 연장하거나 연장하지 않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즉, 연장하면 그대로 기존의 반려자와 살고 연장하지 않으면 혼인 상태에서 벗어나게 하자는 것이다. 중국청년망은 "기간을 7년으로 한 이유는 부부들이 결혼생활 후 고비를 맞는 시기가 대개 7년이기 때문이다"고 보도했다.

이렇게 되면 7년이라는 일종의 숙려(?)기간을 갖기 때문에 이혼율을 크게 낮출 수 있고 더 이상 상대방과의 결혼 생활을 원치 않으면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유효기간 7년'을 주장하는 이유로 글에서는 ^하나의 결혼에 매이지 않고 여러 사람과 다양한 감정을 즐길 수 있다 ^결혼이 두려워 망설이는 독신자의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이혼의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다 ^살면서 5번은 결혼할 수 있다 와 같은 근거를 들었다.

결혼 유효기간을 7년으로 할 경우 독신자들이 처음부터 결혼생각을 접는 일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독신 남녀들이 결혼에 따른 무거운 부담과 책임을 안기 두려워해 결혼하는 것에 공포를 느끼는 '콩훈(恐婚)'현상까지 나오고 있다. 또 글에서는 "재혼을 하게 되면 새 차를 사고 집을 새로 사면서 경제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매년 증가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이혼과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003년부터 중국의 이혼율은 12년 연속 올랐다. 2012년 중국에서 310만쌍의 부부가 이혼수속을 밟았다. 2012년은 중국에서 이혼율이 혼인율을 추월한 첫 해다. 2013년에는 350만쌍이, 2014년에는 363만 쌍이 이혼했다. 특히 베이징·상하이(上海)·광저우(廣州)의 이혼율이 높다. 베이징의 경우 이혼율이 39%에 달해 전국 1위다.

대담한 주장을 펼친 이가 누구인지 관심이 쏠린 가운데 일각에서는 칼럼리스트 겸 학자인 루궈핑(魯國平)의 글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대부분의 매체들이 '모(某)학자의 주장'이라는 식으로 출처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중국 네티즌들은 "혼인 문제 전문가이기는 커녕 사이비 학자일 것"이라는 의견과 "주장이 나오게 된 배경을 봐야 한다, 일리도 있다"는 의견이 뒤섞이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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