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극우정당, 이러다 집권할라?…지방선거서 대약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민전선(FN)은 논쟁의 여지없이 프랑스 제1정당이다.”

극우정당 FN 당수인 마린 르펜의 6일(현지시간) 주장이다. 이날 치러진 지방선거 1차 투표에서 FN는 28%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당수인 우파 공화당(LR·26.9%)과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사회당(PS·23.3%)을 제쳤다. 광역단체장 13곳 중에서 FN는 6곳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공화당은 4곳, 사회당은 2곳에서 1위에 올랐다.

FN은 르펜 대표의 질녀 마리옹 마레샬 르펜이 나선 북부 노르파드칼레피카르디와 남부 프로방스알프코트다쥐르에서 40%가 넘는 득표율을 올렸다. FN으로선 1972년 창당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처음으로 1위를 했다.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던 지난해 5월 유럽 의회 선거(25%) 때보다 득표율을 올렸다. 르펜 당수는 “제1 정당이 된 FN은 국가가 필요로 하는 통합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가에선 2017년 대선에서 르펜 당수가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FN은 지난달 13일 발생한 파리 테러와 전 유럽을 강타한 난민 위기가 겹치며 인기가 치솟았다. 경제 부진과 실업률 상승으로 높아진 프랑스 내 반이민 정서를 활용했다. 르펜은 2011년 당수로 취임하며 아버지이자 전임 당수인 장-마리 르펜의 인종주의적 색채를 빼고 반이민·반유럽연합(EU) 노선을 분명히 했다.

과반 득표자가 없는 광역단체는 오는 13일 결선 투표를 치른다. FN이 6곳에서 앞섰지만 일부 지역의 1·2위 득표율 격차는 한 자릿수다. 결선 투표에서 당선자가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사회당은 르펜 대표의 질녀 등이 출마한 곳에서 사회당 후보를 사퇴시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회당 후보의 득표율이 10%대에 그쳐 효과는 미지수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