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우리 오늘 할 일 많다” 마이웨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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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6일 안철수 의원의 ‘최후통첩’ 직후 기자들이 입장을 묻자 “아이고! 우리 오늘 할 일이 많은데…”라고 했다. 질문에 잠시 답변을 고민하는 듯했지만 표정은 밝았다.

신기남·노영민 엄중징계 추진
경제·안보 분야 인재 면담도 시작
문 “실력 있는 정당돼 선택 받겠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혁신전당대회 개최 요구에 대한 질문이 계속 나오자 “답 끝낸 것으로 합시다”고 말했다. 문 대표 측은 “3일 회견에서 문 대표의 입장은 이미 분명히 밝혔다. 정치적 결단을 한 만큼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만 남았고, 그게 답이라면 답”이라고 했다.

 실제 문 대표의 ‘마이 웨이’ 행보는 더 빨라졌다. 새정치연합은 빠르게 총선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안 의원의 10대 혁신안을 당헌에 명시하기 위해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 중앙위원회 소집 요구안을 상정한다. 문 대표의 지시에 따른 조치다. 중앙위에 전당대회 개최 불가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도록 하는 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행 당헌에는 대표 잔여 임기가 8개월 미만일 때는 전대를 치르지 않고 중앙위가 대표 선출권 등의 권한을 행사하게 돼 있다. 문 대표의 임기는 현재 5개월 남았다.

 이날 당무감사원 전체회의에선 로스쿨 졸업시험에 낙방한 아들의 학교에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기남 의원에 대해 윤리심판원에 ‘엄중징계’를 요청하기로 했다.

카드단말기를 동원해 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시집을 판매한 측근 노영민 의원에 대해선 7일 소명자료를 받아 8일 오전 결론 낼 계획이다. 문 대표 측은 “분명한 건 ‘온정주의는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지긋지긋한 상황을 끝내자”는 지난 3일 기자회견 직후 스스로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았다. 문 대표 측은 “2·8 전대 이후 비공식 일정 중 상당 부분은 영입할 인재를 직접 만나 삼고초려하는 시간이었다고 봐도 된다”며 “15일까지 전략공천위원회 구성을 마치고 총선기획단 등의 인선이 줄줄이 이어지면서 총선에 나설 새 인재의 일부 면면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영입 대상은 주로 경제·안보 분야라고 한다. 한 측근은 “생활경제와 민생 전문가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문 대표는 이날 당 ‘유능한 경제정당위원회’의 비정규직 대책 관련 간담회에서 “성장과 안보에서 유능하고 실력 있는 정당이 돼 선택을 받겠다”며 “아무리 혁신을 외쳐도 결국 사람들이 얼마나 달라졌나, 어떤 사람들이 우리와 함께하느냐를 보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탈당 가능성은 작게 봤다. 문 대표 측은 “안 의원에게 탈당을 부추기는 세력은 안 의원을 내세워 자신의 공천 문제 등을 해결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표도 지난 3일 회견에서 “집단 탈당 가능성은 없을 것”이란 인식을 보였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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