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축구 클럽 사냥 나선 중국…맨시티 지분도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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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굴기(축구를 일으켜 세운다)’를 앞세우고 있는 중국이 영국 축구 프리미어리그의 1위 구단 맨체스터시티(맨시티) 지분을 인수한다.

AP통신은 “중국미디어캐피탈(CMC)과 시틱(CITIC) 캐피털로 이루어진 컨소시엄이 맨시티의 모회사 시티풋볼그룹(CFG) 지분 13%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수금액만 4억 달러(약 4660억원)다. 2008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왕족 셰이크 만수르(45)가 인수한 맨시티는 2010년 이후 프리미어리그 우승만 두 차례 차지한 신흥 강호다. 만수르가 막강한 자금력으로 스타급 선수들을 계속 영입하면서 맨시티는 2015-2016 정규리그에서도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CFG는 맨시티를 비롯해 호주 멜버른시티와 미국 뉴욕시티 축구 클럽도 보유하고 있다. 일본 축구 클럽 요코하마 마리노스의 지분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

리루이강(黎瑞剛ㆍ46) CMC 회장은 2일 차이나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세계 축구계에 공헌할 수 있는 무대를 얻게 됐다”며 “중국의 축구 산업 잠재력은 전망이 밝아 계속 투자를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회장은 CFG의 일곱 번째 이사로 합류할 예정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3월 ‘중국 축구개혁 방안 50개조’를 발표하며 축구 굴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축구에서도 중국의 위상을 높여 국력을 과시하겠다는 의도다. 시 주석은 지난 10월 말 영국 방문때 맨시티를 직접 방문해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와 함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번 중국의 맨시티 투자는 시 주석의 방문 후 한 달여 만에 이루어졌다.

중국은 자국 기업들을 앞세워 유럽의 축구 클럽에 연달아 투자하며 ‘축구 강국’으로 부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1월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그룹인 완다가 4500만 유로(562억원)를 투자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지분 20%를 사들였다. 9월에는 에너지기업 중국화신(中國華信ㆍCEFC)이 체코의 명문 프로축구단 슬라비아 프라하의 지분 60%를 인수하며 최대 주주가 됐다. 지난달에는 중국 완구업체 라스타그룹의 홍콩 자회사가 스페인 구단 에스파뇰 지분의 56%를 4500만 유로(561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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