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미세먼지를 수치로 확인하는 공기청정기 덕에 늘 ‘맑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3면

기사 이미지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 특보가 전국에 발령되는가 하면 집 안 곳곳에 쌓인 먼지에 독성물질이 대거 포함돼 있다는 최근 연구결과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숨쉬기조차 걱정된다. 가족이 머무르는 실내 공간만큼은 ‘호흡 안전지대’로 만들고 싶은 주부 사이에서는 공기청정기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실내 공기 관리 요령은 물론 공기청정기의 선택과 사용법을 제대로 알아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kr

겨울철 실내 공기 관리

적절한 환기가 가장 중요하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하루 네 번 정도 환기하되 황사가 있는 날은 환기를 피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무조건 환기를 자주 한다고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다. 집 주변에 공장이 있거나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가 있을 때는 환기를 자제하고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외부 공기가 미세먼지 등으로 오염됐을 때도 공기청정기를 작동시키는 것이 좋다.

하루 네 번 창 열고, 요리 전후 5분씩 환기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는 초미세먼지 같은 매우 작은 입자의 먼지까지 99.9% 걸러줄 수 있는 필터를 갖춘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실시간으로 집 안 미세먼지 수치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고, 실내 공기 상태를 컬러로 보여주는 등 실내 공기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제품이 편리하다.

 집먼지에 있는 독성물질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많다. 결국 실내 먼지 관리가 관건이다. 집 안에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자주 청소해야 하며, 특히 전자제품 주변의 먼지는 더 신경써야 한다. 공기청정기 흡입구를 전자제품 쪽으로 향하게 두고 사용하면 먼지를 제거하기가 더 수월해진다. 주방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요리 전후로 5분 정도 환기해 주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통로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베란다, 현관, 창문 틀을 매일 물걸레로 닦아주고 걸레질하기 힘든 창문 틀의 틈이나 방충망은 브러시로 털어내거나 신문지를 물에 적셔 붙여둔 다음 떼어내면 된다.

설치하는 공간 면적보다 1.3~1.5배 제품 사용 효과적

최근 넓은 공간을 커버할 수 있는 프리미엄 공기청정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넓은 공간을 정화해야 하므로 집 안의 공기를 빨리 순환시킬 수 있도록 오염된 공기를 전면부에서 흡입해 다방면으로 공기를 내보내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아파트 기준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는 공간은 ‘거실’이다. 거실과 주방의 경우 서로 개방돼 있어 이들을 하나의 공간이라고 보면, 30평형 아파트 기준으로 거실과 주방의 면적은 10~12평 정도다. 주거 공간은 외부로부터 완벽하게 밀폐된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외부에서 오염원들이 유입되며, 실내 활동을 하면서 계속해서 오염된다. 따라서 공기청정기를 선택할 때 설치해 사용할 공간의 면적보다 1.3~1.5배에 해당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작은 용량의 공기청정기는 보통 사용자가 활동 공간에 따라 이동하면서 사용하지만 주 사용 공간은 침실이다. 공기청정기는 잠을 자는 위치에서 1m 이상 떨어뜨려 놓고 허리 아래 높이에 위치시켜야 제품에서 나오는 차가운 공기가 입이나 코로 바로 흡입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가용 면적은 공기청정기 제품의 전면 또는 측면에 부착된 에너지소비효율 마크를 통해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을 하는 경우에는 제품 상세설명에 ‘CA면적’으로 표기된 수치를 확인하면 된다. 표기된 ‘○○㎡’는 해당 면적의 오염을 10분 안에 50% 저감할 수 있다는 의미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실내 온도는 20도 전후다. 난방이 지나치면 실내 습도가 낮아져 호흡기가 건조해지므로 미세먼지가 더 잘 침투한다. 또한 수분을 적절히 머금고 있어야 미세먼지가 바닥으로 잘 가라앉아 청소를 통해 제거하기 쉽다.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 코드를 빼놓도록 하자. 코드를 빼놓으면 제품 과열을 막아 실내 온도 조절에도 도움이 되며, 전자제품에 코팅된 난연재(불에 잘 타지 않는 재료) 물질에서 환경호르몬이 배출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에너지소비효율 마크’ ‘CA 마크’ 확인

공기청정기의 성능과 기능은 눈으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허위 표시나 과장광고가 많은데, 제품에 부착된 ‘에너지소비효율 마크’를 확인하면 가장 간단하게 구분해 낼 수 있다. 마크 안에는 국가 시험기관에서 측정한 청정 능력,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이산화탄소(CO₂) 발생량이 표기돼 있다. 제품에 이 마크가 부착돼 있지 않다면 청정 성능이 극도로 떨어지는 유사 청정기일 가능성이 크다. 또한 마크에 기재된 청정 능력을 통해 제품의 품질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한국공기청정기협회(CA) 마크’는 정부와 협회가 주관해 미세먼지 집진 성능, 탈취 성능, 오존 과다 발생 여부 등의 시험을 거쳐 기준을 통과한 제품에 한정해 부여하는 표시다. 기준에 미달하는 경우엔 발급되지 않는다. 에너지소비효율보다 더 강력한 성능 인증 제도다.

 공기청정기는 구매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제품이다. 장기적 관점에서 연간 유지·관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생각해야 한다. 청소 및 필터 교체 방법과 비용 등 관리법과 애프터서비스까지 꼼꼼히 따지고 구매해야 한다.

기사 이미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