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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친구 동원해 외할머니 폭행하고 부의금 턴 20대 검거

중앙일보

입력

친구들을 동원해 외할머니를 폭행하고 외갓집에 보관된 부의금 등을 훔친 20대 외손자와 친구들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 가평경찰서는 10일 강도치상 등 혐의로 김모(23)씨와 김씨의 친구 2명을 구속했다.
김씨 등은 지난달 18일 오후 7시40분쯤 가평군 북면에 있는 김씨의 외할머니 집에 부의금을 훔치려 들어갔다가 이를 발견한 외할머니(74)를 폭행하고 부의금과 반지 등 24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다.

경찰 조사 결과 고교 동창인 이들은 아르바이트를 하며 원룸에 살던 중 생활비가 부족하자 범행에 나섰다. 먼저 김씨의 제안으로 김씨의 외할머니집 장롱에 있는 부의금을 털기로 했다. 김씨는 외할머니의 시어머니가 지난 8월 돌아가셔서 집에 부의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범행 과정에서 김씨는 망을 보고 친구 A씨가 행인 행세를 하며 외할머니 집출입문을 두드린 뒤 “지나가던 사람인데 휴지를 좀 빌려달라”고 말을 붙이며 외할머니를 출입문 바깥으로 유인했다. 그 사이 친구 B씨가 뒷문으로 집에 몰래 들어가 돈이 든 손가방을 들고 나왔다.

김씨는 범행 전 친구들에게 “외할머니를 죽이지만 말고 돈가방을 꼭 갖고 나오라”고 지시했다. 친구 B씨는 외할머니가 돈가방을 붙잡고 매달리자 손목을 잡아 비틀고 넘어뜨려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혔다. 이들은 렌터카를 이용해 범행 장소로 간 뒤 외할아버지가 외출할 때까지 4시간30분가량 기다려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윤복 가평경찰서 강력팀장은 “김씨는 사건에 앞서 지난 8월 외할머니 집에서 가방 안에 든 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달 자신이 아르바이트를 할 때 빼돌렸던 출입문 보안카드를 이용해 경기도 용인의 한 레스토랑에서 친구 A씨와 함께 현금 200만원을 털기도 했다.

가평=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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