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총리 가슴에도, 영국 여왕 옷깃에도 핀 빨간 꽃은 뭐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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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자유당 대표가 4일(현지시간) 캐나다 총리로 정식취임하고 선서식을 가졌다. 가족들과 손잡고 나온 그의 양복 윗옷 앞섶에는 붉은 꽃모양의 뱃지가 매달려 있었다.

지난달 영국을 방문한 시진핑 주석과 함께 펍에서 맥주를 마시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가슴에도 마찬가지로 붉은 꽃이 달려 있었다.

이 배지는 양귀비꽃 모양으로 '포피(Poppy)'라고 불린다.

영국·호주·캐나다 등 영연방국가들은 제1차 세계대전 종전 기념일(11월 11일)인 '포피데이'를 앞두고 전몰장병 등 전쟁 희생자를 추모하는 의미에서 가슴에 양귀비꽃 모양의 배지를 다는 전통이 있다.

배지를 산 돈은 참전 군인들을 돕는 기금으로 쓰인다.

한국에서 연말에 정치인이나 방송진행자들이 즐겨다는 '사랑의 열매'와 비슷한 의미로 보면 된다.

이달 들어 BBC 등 영국 방송에도 사회자들이 이 포피 배지를 달고 나오고 있다. 유명인이 아닌 일반 시민들도 저마다 기부하는 차원에서 포피 뱃지를 단다. 가격은 보통 1~2파운드(3400원)다.

일부는 붉은 포피 대신에 자주색 포피를 달기도 한다. 자주색 포피는 동물을 위한 기부활동에 쓰인다. 하얀색 포피를 같이 다는 경우도 있다. 하얀색 포피는 민간인 희생을 기린다는 의미다. 이라크 전에서 사망한 14만명의 민간인이나 나가사키, 히로시마에서 희생된 민간인을 기리는 의미도 담고 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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