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잔악한 IS, 팔미라 유적 기둥에 사람 묶은 뒤 폭파시켜 처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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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중앙포토]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또 다시 시리아 유적 도시인 팔미라 유적을 파괴했다. 게다가 이번엔 건물 기둥에 사람까지 묶어 폭파시키는 잔인한 방법으로 극악무도함을 더했다.

26일(현지시간)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IS는 지난 25일 팔미라에서 납치한 3명을 유적지 외곽으로 데려가 기둥에 묶고 폭파시켜 처형했다. ‘팔미라 코디네이션’ 등 문화재 보호단체는 IS가 팔미라 인근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감시하고 있어 처형 장면을 보지 못했으며 누구를, 왜 처형했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고고학적 유물로서 큰 가치가 있는 팔미라 건물에 더해 살상까지 자행하는 것은 언론을 비롯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는 의도로 추정된다.

지난해 이라크와 시리아를 침공한 IS는 지난 5월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팔미라를 빼앗은 후 유적을 파괴하며 야만적 행동을 이어왔다. 지난 7월 ‘알랏의 사자상’을, 8월엔 2000년 넘게 보존된 바알 샤민 신전과 벨 신전을 폭파했다. IS는 유적 파괴에 대해 팔미라 유적지를 보존하는 것 자체가 우상 숭배란 이유를 들었지만 종교와 고대 묘지와 조각상, 개선문 등 종교와 상관없는 유적까지 파괴했다.

또 지난 7월 고대 원형 극장에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시리아 정부군 25명을 총살하기도 했다. 특히 IS는 10대 소년병을 시켜 시리아 정부군 총살에 나서게 하는 잔악함을 보였다. 팔미라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많은 유적지가 있어 시리아 내전이 벌어지기 전까지만 해도 매년 15만명의 관광객이 찾던 관광 명소였다. 하지만 IS가 팔미라 지역을 장악한 후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고고학 전문가들은 IS가 유물을 암시장에 내다 팔기 위해 유적지를 공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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