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자는 올해 청약 유리 경매 주택도 눈여겨볼 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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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황세다. 주택 거래가 이어지고 가격도 오른다. 신규 분양시장은 여느 때보다 뜨겁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연말까지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그렇다면 내 집은 언제 사는 게 좋을까.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와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 분양마케팅회사인 앰게이츠 장원석 대표에게 주택시장 전망과 내 집 마련 시기 등을 물었다. 권 교수와 박 전문위원, 장 대표는 각자의 분야에서 20여 년간 활동해 온 부동산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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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3인에게 듣는 ‘내 집 마련 적기’

-최근의 분위기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 같나.

권대중 교수(이하 권)=짧게는 내년, 길게는 2017년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 변수는 내년 시행 예정인 대출 규제인데, 대출을 규제하면 주택시장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강력한 대출 규제는 없을 것으로 조심스레 예상한다. 만약 강력한 대출 규제가 나온다면 주택시장이 급랭할 수 있다.

 박원갑 전문위원(이하 박)=연말까지는 주택 거래가 활기를 띌 것 같다. 전세난 때문에 세입자가 매매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에도 마찬가지다.

 장원석 대표(이하 장)=요즘 주택시장 분위기가 좋은 건 저금리와 전세난 때문인데, 이 두 변수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최근 1~2년간 공급이 많았던 지방 일부 지역에선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조정을 좀 받을 것 같다.

 

 -공급이 많다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

 권=요즘 공급과잉이라는 말이 자주 나오는데, 짓고 있는 주택이지 엄밀히 완성된 주택은 아니지 않나. 따라서 공급과잉이라는 표현은 틀린 표현이다. 특히 현재 주택보급률은 103% 정도인데 110%는 돼야 시장이 안정된다고 볼 수 있다. 정부도 2020년까지 주택보급률을 107% 이상으로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공급이 많은 것도 맞지만 그렇다고 과잉은 아니다.

 박=올 들어 신규 공급이 많긴 한데 아직은 공급과잉을 논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내년 공급 물량을 좀 더 봐야 할 것 같다. 내년에도 올해 만큼 공급된다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장=공급 문제는 지역별로 나눠봐야 할 문제다. 서울·수도권은 이제 주택을 공급할 택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내년 이후 주택 공급이 확 준다는 얘긴데, 이렇게 되면 적어도 서울·수도권은 공급이 많다고 볼 수 없다.
 

부동산 시장 활황세
내년까지는 이어져
주택 공급과잉 문제
논하기엔 아직 일러

 -분양시장은 어떨 것 같나.

 권=여전히 청약 수요가 많아 적어도 내년 봄까지는 지금과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박=최근의 현상은 새 집에 대한 선호현상이 심화하고 청약 규제가 대폭 풀린 영향이다. 정부가 다시 청약 규제에 나서지 않는 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활황세가 이어질 것 같다.

 장=올해 상반기 묻지마 청약이 많았는데 연말 이후엔 사업지별로 차별화가 될 것 같다. 수요가 많지 않은 곳에선 분양이 잘 안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미 주택을 구입한 사람이 많고 분양가가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 살던 사람이 내 집 마련을 한다면 그 시기는.

 권=무주택자라면 언제든 괜찮겠지만 가급적이면 대출 규제가 나오기 전인 올해 사는 게 유리할 것 같다.

 박=실수요라면 시점에 관계 없이 매매로 이동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특히 깡통전세(전셋값이 매매 시세보다 비싼 집)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므로 반전세로 가거나 매매로 이동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이다. 단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으므로 대출은 집값의 30% 이내에서 받아야 한다.

 장=현재 전월세 전환율(전세를 월세로 전환활 때의 산정률)이 연 7~8% 수준으로 대출 이자보다 높다. 당분간 이 전환율이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실수요라면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기존 주택과 청약에서 고민하는 사람이 많은데.

 권=도심의 기존 주택을 권하고 싶다. 청약도 좋지만 도심 외곽에 있고, 청약 당첨 2~3년 후 입주 시점에 주택시장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다. 2~3년 뒤 집값이 내리고 대출 금리가 오르면 실수요라도 고통 받을 수밖에 없다. 조금 낡았더라도 기존 주택을 사서 고치고 사는 게 유리할 것 같다.

 박=청약이 좋겠다. 당첨이 안되면 기존주택도 고려할 만한데, 이 때는 법원 부동산경매를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장=요즘 나오는 아파트는 평면 등 품질 면에서 기존의 아파트와는 많이 다르다. 신평면 등으로 품질이 확 좋아진 만큼 새 아파트를 추천하고 싶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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