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경제 용어] 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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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12일부터 16일까지 일정으로 부산에서 ‘RCEP’ 회의가 열립니다. 그대로 읽으면 ‘알셉’이고 정식 명칭은 꽤 깁니다. ‘역내(Regional) 포괄적(Comprehensive) 경제(Economic) 동반자(Partnership) 협정’입니다.

한국·중국 등 16개국 참여
총 인구로는 최대 메가FTA
7개국은 TPP에도 가입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이름은 완전히 다르지만 성격은 비슷합니다. 상품,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법률 제도, 전자상거래 같은 무역 전반의 규칙을 통일하려는 여러 나라 사이의 협정입니다. 국가 간 무역 장벽을 허문다는 점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이나 TPP나 RCEP이나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대신 회원국의 면면에서 큰 차이가 있죠. 미국과 일본이 이끌고 있는 TPP와 달리 RCEP은 중국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핵심 참가국입니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총 16개 나라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참가국 총 인구로는 ‘메가 FTA’ 가운데 세계 최대입니다. 34억2100만 명으로 세계 인구 가운데 48.7%나 되는 비중을 차지합니다. TPP(7억9900만 명)를 네 배 넘는 차이로 압도하지요. 세계 최대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을 참가국으로 둔 덕분이지요. 다만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한 경제 규모로는 TPP(27조7000억 달러)가 RCEP(21조6000억 달러)를 앞섭니다. 세계 1위 경제 부국인 미국을 역시 참여국으로 삼아서지요.

 RCEP 참가국 가운데 절반이 넘는 7개 나라가 사실 TPP에도 발을 걸치고 있습니다. 일본이 대표적이고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도 마찬가지입니다. TPP가 타결되고 한국 정부가 “TPP 가입 적극 검토”를 얘기하면서 일본과의 FTA를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RCEP이 타결돼도 같은 결과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RCEP 부산 회의에선 16개국에서 온 통상외교 대표가 머리를 맞대고 협상을 벌이고 있지요. 2013년 5월 협상을 시작하고 이번까지 공식 협상만 10차례 했습니다. 실무 협상을 지원하는 성격의 장관회의도 3차례 열렸습니다.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는 물론 협상 참가국은 올해 말까지 타결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지요. 글쎄요. 바람대로 가능할지 부산 RCEP 회의 결과를 잘 지켜봐야겠죠.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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