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군 병력이 50만명 부풀려 졌다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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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병력 규모가 한국과 일본 군당국이 추정하는 120만명보다 훨씬 적다는 분석이 13일 제기됐다. 이날 북한연구학회가 주최한 제2회 세계 북한학 학술대회에 참석한 미야모토 사토루(宮本悟) 일본 세이가쿠인(聖學院)대 교수의 주장이다. 미야모토 교수는 ‘조선(북한)인민군의 군사조직과 군사력’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북한의 총인구수를 토대로 이같이 추정했다.

그는 기존 북한군의 병력 규모 추정치에 대해 "무슨 데이터를 기초로 계산한 것인지 발표되지 않았다"며 "너무나 북한 상비병력이 많다는 의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엔인구기금(UNFPA)의 협조로 1993년 실시된 북한의 첫 인구조사 결과 총인구는 2121만3378명이었다"며 "하지만 연령별 인구는 2052만2351명으로 69만1027명이 빠져 있다"는 근거를 들었다. 이어 99년 발표된 북한 인구연구소연구원은 "인구차이가 있는 것은 ‘군인을 제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며 "69만1027명이 상비병력인 것을 북한 당국이 간접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야모토 교수는 93년 상비병력중 남성은 65만2036명, 여성은 3만8991명으로 총인구에 대한 비율이 3.3%라고도 했다.

그는 또 "북한이 2003년 지원제에서 선발징병제로 병역제도를 바꾸고 2008년 다시 유엔 인구기금 협력으로 실시한 인구조사에서도 총인구는 2405만2231명, 지역별인구는 2334만9859명으로 차이가 난다"며 "이를 통해 70만2372명의 상비병력을 산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가운데 남성은 66만2349명, 여성은 4만23명으로 총인구에 대한 비율은 2.9%라고도 했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해 한국 국방부와 일본 방위성이 각각 120만명과 119만명, 그리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추정한119만명의 절반보다 약간 많은 숫자다. 이에 따라 북한군의 병력 규모를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국방부 당국자는 "국방백서에 나온 수치는 수년에 걸친 연구와 객관적인 자료로 산출한 추정치"라고 반박했다.

한편, 미야모토 교수는 인민군 간부 출신의 탈북자 인터뷰 등을 토대로 '철봉각'이라고 불리는 북한군 최고사령부의 야전지휘소는 평양시 삼석구역 국사봉 지하에 있다고 공개했다. 또 최고사령부의 예비지휘소는 북·중 국경지대인 자강도 중강군 산두산 지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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