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코리아 “조건 없이 반품 받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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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폴크스바겐코리아가 자사 차량의 판매를 맡고 있는 딜러사들을 대상으로 조건 없는 ‘차량 반품 조치’에 들어갔다. 차량 반품은 딜러사들이 판매를 위해 폴크스바겐코리아로부터 매입한 차를 반납하도록 하는 것이다. 딜러사가 낸 구입대금도 다시 돌려준다. 폴크스바겐코리아 측은 11일 “최근 판매 부진으로 딜러사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따른 조치”라며 “이번 ‘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문제가 된 엔진을 장착한 ‘파사트 2.0 TDI’ 모델을 비롯해 2015년형 ‘유로 5’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량을 조건 없이 반품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딜러사 매입 ‘디젤 게이트’ 차
구입대금도 다시 돌려주기로

 딜러사들의 손실 보전을 위해 수입차 한국지사가 나서서 차량 반품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폴크스바겐의 주요 딜러사로는 마이스터모터스·클라쎄오토·GS엠비즈 등이 있다.

 폴크스바겐코리아 측은 “이대로 놔둘 경우 딜러사의 이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딜러사들이 자신들의 과실 없이 손해를 보는 현 상황을 어떻게든 완화해보려는 조치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실제 폴크스바겐 딜러사들은 배기가스량 조작 사건에 따른 이미지 하락으로 판매에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폴크스바겐 차량 등록대수는 2901대로 8월(3145대)에 비해 7.8% 줄었다. 지난달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등으로 수입차 전체 등록대수가 8월보다 12% 늘어난 것과 정반대 현상을 보였다.

 딜러사들이 보유 중인 반품 대상 차량이 몇 대나 될지에 대해서도 정확한 집계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차종별로 딜러사들이 갖고 있는 재고 물량이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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