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익 사장 "해외 에너지기업들 나주로 끌어 오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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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익 한국전력 사장이 12일부터 열릴 빅스포행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전력]

전남 나주의 빛가람혁신도시에 들어선 31층짜리 한국전력 본사 건물은 에너지 신산업의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다. 전력회사 본사지만 한전이 공급하는 전력은 전체 수요의 58%만을 책임진다. 나머지 42%는 자체 태양광 시설과 지열로 조달한다. 정보기술(IT)의 발전에 따라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 중 하나가 바로 에너지산업이다. 한전은 오는 12~14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빛가람 전력기술 엑스포(빅스포·BIXPO)’를 연다. 전력기술과 IT를 결합한 미래 에너지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다.

12~14일 광주서 … 35개국 참석
“전력·IT 결합한 미래기술 선보일 것”
2012년 말 취임 후 2년 연속 흑자
“서울 부지 매각 대금, 빚 갚는데 사용”

 1일 나주 한전 신사옥에서 만난 조환익(65) 한전 사장은 “전력산업은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를 통해 미래의 먹거리산업이 될 수 있다”며 “빅스포에서 한전이 보유한 미래 전력기술을 선보이고, 이를 통해 기업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빅스포엔 미국의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세계 35개국 100여 개 기업에서 2000여 명이 참여한다. 일반인을 위해 미래 에너지 기술을 선보이는 공간도 마련한다.

 한전은 지난해 12월 본사를 이전하면서 2020년까지 빛가람혁신도시에 500개 에너지기업을 유치한다는 ‘에너지밸리’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조 사장은 “본사 이전 이후 지금까지 57개 협력업체가 나주로 이전했는데 세계적으로 에너지기업이 모여 있는 곳이 많지 않다”며 “빅스포에서 이를 잘 알린다면 해외 에너지기업도 나주에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이 주력하는 분야는 에너지 신산업이다. 조 사장은 “최근 캐나다 기업에 지능형 지역전력망(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수출했는데 해외박람회에 전시한 것을 보고 그쪽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며 “우리가 가진 최고 품질의 전력과 앞선 IT기술, 빠른 상품화 기술을 접목하면 에너지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에너지를 공급하는 것에 초점을 뒀지만 이제는 효율적으로 쓰는 기술이 중요하다”며 “이를 하려면 모든 것이 연결돼야 하고 IT가 강한 한국이 해볼 만하다”고 설명했다.

 2012년 12월 조 사장이 취임한 이후 한전은 2013년과 지난해 2년 연속 흑자를 냈다. 지난해엔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를 10조5500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했다. 지난달 25일엔 현대차그룹에서 잔금 3조1650억원을 받고 소유권을 완전히 넘겼다. 매각 대금을 어디에 쓸 것이냐는 질문에 조 사장은 “대부분을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갚는데 쓰려 한다. 이를 다 갚으면 올해 말 부채 비율이 두 자리 수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한전의 부채 비율은 129.9%다. 이를 100% 미만으로 낮출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두 자릿수대 부채 비율을 가진 기업은 계속 투자를 할 여력이 있다”며 “이제 한국도 세계 100대 기업 안에 들어가는 공기업이 나올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산업자원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에 이어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사장을 지냈다. 공공기관장만 세 번째다. 올해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공공기관 최고경영자(CEO) 평가에서도 가장 높은 우수등급을 받았다. 기관장으로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임무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조 사장은 “리더가 모든 것을 다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조직원이 희망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는 목표와 담론(談論)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나주=김원배·김민상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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