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부 국감서 TPP 질타…"세계 흐름 못 읽고 우왕좌왕에 실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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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7일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도마 위에 올랐다.

나경원 외통위 위원장은 “TPP가 통상분야라는 이유로 외교부가 뒷짐만 지고 있을 때가 아니다”라며 TPP는 외교안보 상황과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만큼, 외교부가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서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이후 국정감사에서도 TPP 관련된 정부의 대응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윤 장관은 새정치민주연합 정세균 의원의 ‘TPP 가입에 대한 정부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정부를 대표해 입장을 밝혔다. 국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윤 장관은 “각론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문서가 공개되면 구체적으로 따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쌀 시장 개방에 대해서 윤 장관은 “어떤 종류의 자유무역협정, 메가 FTA라도 쌀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TPP 가입에 얼마나 걸릴 것으로 보냐’는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의 질의에는 “각국의 비준 절차 진행 상황, TPP 협상의 가입 조항, 각국 태도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블링큰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해 이야기 했지만 기본적으로 미국도 한국의 TPP 참여 논의를 환영한다고 했다”고 답했다.

한국 정부의 대응을 질타하는 의원도 많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의원은 “TPP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얼마나 초라한 전략을 갖고 있냐”라며 “우리만의 비전이 전무하고 현상유지적이어서 트래드밀(런닝머신)을 뛰고 있다. 세계의 흐름을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심재권 의원도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TPP 뭘 해왔나”라며 “우리 정부가 보이는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의 ‘TPP에 전략적으로 참여를 안 한 것인지, 한중 FTA 등 다른 양자 FTA 때문에 뒤로 밀린 건지 말해달라’는 질의했다. 윤 장관은 “종합적인 국익을 감안하면서 정부 방침을 정한다. TPP 당시에는 양자 FTA에 주력하고 있었던 상황이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의도적이거나 전략적으로 늦춘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 상황 때문에 늦춰진 거라면 더 우려할 상황”이라며 “경제 통상 분야가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갔지만 외교부가 경제외교에 소홀히 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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