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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경찰관 치고 간 오토바이 퀵서비스 기사…동료들 끈질긴 추적 끝에 검거

중앙일보

입력

[사진 서초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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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전용도로인 올림픽대로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가 단속 중인 경찰관을 치고 달아난 퀵서비스 배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올림픽대로에서 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관을 들이 받아 부상을 입히고 도주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신모(45)씨를 구속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달 8일 오후 3시 50분쯤 오토바이를 타고 올림픽대로를 달리던 중, 한남대교에서 반포대교 사이 구간에서 이륜차를 단속하던 서초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을 마주쳤다. 올림픽대로는 이륜차 통행이 금지된 자동차전용도로다.

경찰관들은 오토바이를 탄 신씨를 발견하고 단속하려 했다. 그러나 신씨는 오토바이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내달렸고 도주 과정에서 교통안전계 소속 박정환 경사를 들이받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박 경사는 어깨와 꼬리뼈 등을 다쳐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동료를 치고 달아난 신씨를 잡기 위해 수사에 착수했지만, 신씨가 순식간에 지나쳐 가느라 번호판과 오토바이 차종을 확인하지 못해 처음엔 애를 먹었다. 신씨의 오토바이 번호판에는 그을음 등이 묻혀져 있어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도 행방을 쫓기가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경찰은 오토바이 뒤에 달린 파란색 바구니를 토대로 신씨의 행적을 추적해 나갔다. 경찰은 올림픽대로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신씨가 서울 동작구 방면으로 나가는 걸 알아냈고, 수사 착수 일주일여만에 신씨의 오토바이 기종도 확인했다.

수사팀은 신씨가 간 방향, 신씨의 오토바이가 퀵서비스 기사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종이라는 점, 오토바이에 바구니가 달려있다는 점 등을 통해 신씨가 배달 일거리가 많은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일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그리고 노량진 수산시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결국 신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 신씨는 실제로 노량진수산시장 등에서 나온 물건을 배달해주는 퀵서비스 기사였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경찰관은 그때 입은 부상으로 지금도 병가를 내고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며 “동료 경찰관들이 일주일 넘게 끈질기게 추적한 덕에 피의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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