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50년 미래 비전 선포] "중소기업인에게 힘 되는 신문으로 남길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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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왼쪽부터) 등 재계 인사들이 22일 중앙일보 창간 50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김상선 기자

의전 없음, 지정석 없음, 격차 없음. 22일 오후 4시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중앙일보 창간 50주년 기념 행사는 ‘3무(無)’ 행사였다. 장황한 내·외빈 소개나 삼엄한 경호, 기업과 직책별로 정해놓은 좌석도 없었다. 그 자리를 자유로운 네트워킹과 콘텐트가 채웠다.

행사 시작 20분 전부터 재계 인사들이 속속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회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윤종규 KB금융 회장 등 금융계 인사들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등 기업인들이 입장했다.

행사장에는 테이블도 지정석도 없었다. 도중 휴식을 위해 행사장 뒤편과 좌우에 마련된 의자 외에는 스탠딩으로 진행됐다. 재계 리더들은 처음에는 낯선 기색이었다. 그러나 장내는 곧 네트워킹의 마당이 됐다. 참석자들은 소속·직급·직책 구분 없이 동등하게 마주보며 인사를 나누고 대화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은 행사 시작 30분 전 도착해 재계 인사는 물론 고은 시인 같은 문화계 인사들과도 환담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수행인원 없이 행사장에 나타나 참석자들과 두루 악수와 목례를 주고받았다. 재계 원로인 이수영 OCI 회장도 다른 이들과 섞여 서서 대화를 나눴다.

네트워킹의 매개는 콘텐트였다. 그 중심에 중앙일보 기사가 있었다. 나세르 알 마하셔 S-OIL 대표는 “매일 아침 직원들이 번역해 준 중앙일보 기사를 모니터링한다”며 주위 사람들에게 휴대폰 화면을 보여줬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창간 50주년을 축하한다”며 기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경기도 수원 사업장에서 회의를 서둘러 마치고 달려왔다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도 “중앙일보의 뜻깊은 날”이라며 주변 사람과 격의없이 대화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각계 지도층 인사들과 함께 한국 50년 현대사를 한 눈에 보는 기회”라며 “중앙일보가 중소기업인의 힘이 되는 명품 신문으로 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소리꾼 장사익 씨의 공연이 시작되자 기업인들은 예술인 앞 한 명의 관객이 되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무대 아래 맨 앞 줄에 서서 절창에 귀를 기울였다. 역시 앞쪽에서 이를 감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공연이 정말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특종, 등소평 사망 특종, 난곡리포트…, 중앙일보 50주년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자 기업인들은 회상에 잠기는 듯했다. 이인원 롯데정책본부 부회장은 “저 때가 기억난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매우 현대적인 행사”라며 “내·외빈 소개에 긴 시간을 보내는 여느 행사와 달리 중앙일보는 50년을 담은 영상 같은 콘텐트가 중심인 것이 인상깊다”고 했다.
이어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연단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영인들의 발걸음은 약속이나 한 듯 무대 가까이 한 발짝 옮겨졌다. 스마트폰을 꺼내 JP를 촬영하는 이들도 있었다. “나라다운 나라, 사람다운 삶을 영위하고자 땀 흘렸던 역사에 중앙일보 50년이 있다”는 그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JP의 축사가 아주 인상적이었다”며 “나를 비롯해 다들 뭉클하게 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기업인들은 행사가 끝나고 JP에게 다가가 예우를 표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휠체어에 앉은 JP의 눈높이에 맞춰 허리를 굽혀 악수하며 “신세계의 정용진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하기도 했다.

IT업계 리더들도 행사의 자유로운 분위기를 즐겼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함께 참석한 회사 직원들과 맨 뒷줄에 나란히 서서 무대를 주시했다. 김상헌 네이버 대표는 “21일의 미디어 콘퍼런스 내용을 꼼꼼히 메모했고 홍정도 중앙일보 대표가 언급한 주제에 동의한다”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선도하는 중앙미디어의 빠른 변화가 놀랍다”고 했다.

심서현 기자 sh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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