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은평서장 문책성 교체 후 3시간만에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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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파발 검문소’ 총기 오발 사고의 관할서장인 서울 은평경찰서장이 교체됐다가 불과 3시간만에 취소됐다. 경찰 내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경찰청은 18일 오후 12시40분쯤 자료를 내고 “지난달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합동검문소에서 발생한 총기 오발 사고의 지휘ㆍ감독 책임을 물어 이상률 은평경찰서장을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로 발령 조치했다”고 밝혔다. 후임 은평서장은 곽순기 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 기획운영과장으로 발표됐다.

그러나 이는 불과 3시간만에 뒤집혔다. 이날 오후 3시 50분쯤 경찰청은 “서울은평경찰서장 발령을 취소한다”고 번복했다. 경찰 관계자는 “고 박의경의 유가족들이 현 은평서장이 더 근무하면서 순직처리 등 후속조치를 해주기를 강력히 희망해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의경의 아버지 박모(56)씨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직 사건에 대한 후속조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서장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발령 소식을 듣고 강신명 경찰청장을 찾아가 취소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지난달 25일 구파발 검문소에서 근무하던 박모(21) 상경은 함께 근무하던 박모(54)경위가 장난으로 발사한 38구경 권총의 총탄에 맞아 사망했다.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는 새정치민주연합 유대운 의원이 이를 질타하던 도중 강신명 경찰청장에게 모의 권총을 주고 총기 사용법을 시연하도록 요구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경찰청 측은 “이번 은평서장의 발령 취소는 보류와는 다르다. 그냥 인사 자체가 취소된 것”이라며 “경우에 따라서는 현 은평서장이 박의경에 대한 후속절차를 마무리한 후에도 계속 업무를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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