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국가 시리아에 ‘김일성 공원’이 들어선 까닭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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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공원 [사진 사나통신]

시리아의 수도 다마스쿠스에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이름을 딴 공원이 들어섰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시리아 국영 사나통신을 인용해 시리아 정부가 ‘김일성 공원’ 조성해 북한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단 의지를 나타냈다고 분석했다.

새롭게 문을 연 김일성 공원은 다마스쿠스 남서부 카프르 수사 지역에 약 2700평(8925㎡) 규모로 조성됐다. 개관식에는 장명호 시리아 주재 북한 대사와 파이잘 무크다드 시리아 외무차관 등 양국의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양국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또 북한 주요 인사들의 가족으로 추정되는 여성들도 한복을 차려 입고 개관식에 참석했다.

특히 무크다드 차관은 김일성 주석에 대해 “북한을 해방시키고 국가를 재건하기 위해 온 힘을 쏟은 지도자”라며 “북한과 김일성 주석에 대한 비난은 불합리하고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과 이스라엘을 포함한 서방에 대항하기 위해 시리아와 북한의 협력을 한 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2011년 시리아에서 내전이 시작된 직후 병력을 파견해 정부군을 지원해왔다. 하지만 북한은 시리아 정부군과 함께 반군을 공습했다는 내용이 알려질 때마다 “허위 자료를 유포하고 있다”며 부인했다. 앞서 지난 3월엔 신홍철 북한 외무성 부상이 시리아를 방문해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과 만나 양국간 우호관계를 재확인했다. 당시 알아사드 대통령은 “시리아와 북한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국가지만, 미국의 압박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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