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스튜어디스는 선망의 직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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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고려항공 스튜어디스들이 대외 선전용 화보 모델로 등장했다. 평양에서 발간된 선전화보 ‘조선’ 9월호는 5명의 스튜어디스가 순안국제비행장 항공터미널 로비를 걸어가며 활짝 웃는 모습을 실었다.
이들이 차려입은 감색 유니폼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2013년 11월 지시해 새로 선보인 것이다. 목걸이와 시계 등 세련된 액세서리와 과거보다 짧아진 치마도 눈길을 끈다. 가슴엔 김일성·김정일 배지가 달려 있다. 고려항공은 승무원 복장의 변화와 함께 기내식도 햄버거에서 김밥으로 바꿨다.
북한이 이번 화보집을 통해 한층 세련된 항공서비스를 추구한다는 점을 홍보하려는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화보는 7월 완공된 평양 순안국제비행장의 전경과 편의시설도 함께 소개했다. 정유석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고려항공의 기내식 품질 개선을 지시하고 낙후된 공항의 개건·확장을 챙기는 것은 북한의 대외이미지를 세련되게 구축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조기유학하며 10대 시절을 보낸 김정은은 집권 후 공군을 각별하게 챙기고 직접 항공기를 조종하는 장면을 공개하는 등 이 분야에 관심을 드러내왔다.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한 북한에서 스튜어디스는 여성들 사이에 선망의 대상이다. ‘비행승무안내원’으로 불리는 이들은 6년제 외국어학원을 마치고 평양외국어대학 등을 졸업한 재원(才媛)이다. 한 탈북인사는 “외국어 실력과 외모는 물론 출신성분 등 까다로운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최고 엘리트 가운데 선발된다”고 말했다.

정영교 통일문화연구소 연구원 cy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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