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3사 적자 4조7000억인데 … 노조는 “공동파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국내 3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노동조합이 공동파업을 한다. 3개 회사가 올 2분기에만 4조7000억원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돌입하는 공동파업이다.

 20일 조선업종 노조연대에 따르면 3사는 다음달 9일 공동파업에 들어간다. 노조연대는 3대 조선사를 비롯해 STX조선·성동조선 등 민주노총 금속노조 소속 9개 조선소 노조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3대 조선사만 일단 이날 파업을 하기로 했다. 9일 이후에도 파업을 이어갈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3대 조선사가 공동파업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형균 현대중공업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3개 회사 모두 경영 위기의 책임을 근로자에게 떠넘기며 임금을 동결하려 하고 있어 함께 파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3대 조선사 외에 연대 소속 다른 노조들의 참여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동파업에 앞서 26일 3시간 부분파업을 하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파업 참가자에게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최근 홈페이지에 ‘파업에 참여하면 평균 기본급의 70%를 상품권으로 지급한다. 또 (도장·건조 등) 특정 공정 담당자가 집중 파업에 참여하면 기본급의 100%를 현금으로 지급한다’는 글을 띄웠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 17일 열린 중앙쟁의대책위원회에서 이런 ‘파업 참여 조합원 우대 기준’을 마련했다. 김형균 실장은 “업종 특성상 파업을 하더라도 작업을 모두 멈출 수 없어 조합원들이 파업에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며 “파업 참가자를 늘리기 위해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파업 참여자는 2000~3000명으로 전체 조합원 1만6000여 명의 20%를 밑돌았다.

 노조 안팎에선 “파업 참여자를 돈으로 모집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한 관계자는 “조합비를 활용하는 것이라 법에 저촉되지는 않지만 ‘돈을 써서 파업한다’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길 것 같다”고 말했다. 노조는 24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참여 조합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울산=유명한 기자 famou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