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사랑도 행동이고 습관이다.”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29)의 가족 간의 연락과 마음의 거리에 대한 생각이다. ‘비정상칼럼쇼’ 12회에선 ‘기술이 멀리 떨어진 가족과의 거리를 연결해 줄 수 있을까’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미국 코네티컷 출신 마크 테토(35)는 한국에 와서 일하며 산 지 5년이 됐다. 고국의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사는 그는 지난달 30일 본지에 [마크 테토의 비정상의 눈] 영상통화로 줄일 수 없는 멀리 산다는 것의 무게감이라는 칼럼을 기고한 바 있다. 그는 두 달 전 태어난 조카를 떠올리며 “영상통화는 새로운 생명과 삼촌이 교감하고 거리감을 좁히는 덴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얘기했다. 비정상 칼럼쇼 12회에 마크 테토와 함께 출연한 알베르토 몬디(31ㆍ이탈리아), 다니엘 린데만(29ㆍ독일)도 타국에서 가족과 함께 떨어져 사는 입장으로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했다. 알베르토는 “기술(영상통화)를 통해 자주 연락할 수는 있지만 비인간적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니엘은 가족과 영상통화를 자주 한다는 마크와 알베르토를 보며 스스로 “창피하다”고 했다. “화상통화는 하지 않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통화한다”는 다니엘은 “매일 연락하는 습관이 들어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알베르토와 마크는 “그 정도면 나쁘지 않다”고 했지만 다니엘은 고개를 저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친하고 소중한 사람들도 습관이 안 들면 안 하게 된다. 통화를 자주 하지 않으면 할 얘기가 없어진다. 이모나 삼촌과 같이 좀 더 먼 가족들은 할 얘기가 없어지니까 바로 옆에 있어도 멀어지기도 한다.”
비정상칼럼쇼를 진행하는 중앙일보 강찬호 논설위원은 “한국에선 가족끼리 싸우는 것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매일 신문 1면을 장식하고 있다”며 최근 롯데 가의 경영권을 둘러싼 싸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비정상’ 멤버들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다니엘은 “독일의 '아디다스(Adidas)'와 '푸마(Puma)'도 형제의 싸움으로 인해 두 개 그룹으로 나뉘어졌다”고 했지만 곧 이어 “형제끼리 싸우고 이렇게 뉴스에까지 나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고 덧붙였다. 반면 알베르토는 “이태리는 가족끼리 가끔 싸우기도 한다. 거의 돈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만일 형제들과 유산분배가 불분명하게 된 상태로 아버지가 돌아가신다면?’이라는 질문에는 “관계를 위해 돈을 포기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비정상’멤버들은 한국에서 말하는 가족 간의 ‘정(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알베르토는 “가족 뿐 아니라 친구들끼리도 정을 많이 느낀다”며 정을 느껴본 사례에 대하 말했다. 그는 “도움이 필요하거나 문제가 있을 때 주변사람들이 도와주는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에서 내가 자주 느낀 것은 개인 보다 단체, 그리고 개인보다 우리 사이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다니엘은 정에 대해 “제도적인 게 아니라 감정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나라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찬호 논설위원은 “오늘의 주제는 다니엘이 제대로 얘기한 것 같다"며 다니엘이 했던 말을 다시 한 번 정리했다. "가족 사랑도 행동이고 습관이다. 매일 매일 행동하고 습관을 들여야 가족을 사랑할 수 있다.”
김하온 기자 kim.haon@joongang.co.kr
촬영 김세희·김상호·이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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