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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전병률 전 질병관리본부장 "메르스는 기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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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률(55) 연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요즘 '발바닥에 땀이 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는 지난 2011년 6월부터 2년 동안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감염병 전문가다. 도처에서 '메르스 어찌해야 합니까'라고 그에게 질문을 던진다. 중앙일보 인터넷 생방송 ‘직격인터뷰’가 진행된 3일도 그랬다. 그는 스튜디오에 들어오자마자 "오늘 아침 7시 30분 JTBC 아침&ampamp; 출연부터 시작해 인터뷰만 7번째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생방송 직격인터뷰 3번째는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맡았다. 첫번째 던진 질문은 '지금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였다.
"국민은 불안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국민을 편안하게 하는 게 급선무다. 1차 진원지는 종결됐다고 보고, 2차 삼성서울병원의 피해를 막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 (서울삼성병원의 경우)내일이 최대 잠복기인 14일째다. 감소 추세에 들어간다면 전체적으로 진정돼 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동한 환자인데, 아직까지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이후 전 교수는 감염병 전문가로서의 견해를 풀어놓았다. 질병관리본부장을 지낸 베테랑답게 현 사태를 지난 2003년 사스와 2009년 신종플루와 비교해 조목조목 설명했다. 전 교수는 "사스와 신종플루는 상당히 심각한 형태로 유행할 것이라는 알고 거기에 대응했다"며 "당시는 공항에서부터 아주 엄격한 검열 활동을 했다"고 했다. 또 "신종플루가 지역사회에서 퍼졌을 때 타미플루를 무상으로 공급해 국민들이 믿음을 가졌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메르스 대응에 대해서는 "중동 여행을 사람들에게 증상이 있으면 신고하라는 교육이나 홍보가 있어야 하는데 그 부분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수준의 의료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보건 당국이 쩔쩔 매는 것에 대해서는 "미처 대비를 못하고 있다가 기습을 당한 꼴"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보건 당국은 전염병에 대해 메뉴얼대로 움직인다"며 "외국 신종 감염병에 속하는 메르스는 국내에서 아직 대응 훈련이 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메르스는 치사율은 높지만 감염률은 낮다고 방심한 측면이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전임 질병관리본부장이지만 "신종 전염병에 대해서는 후진적인 조직"이라는 뼈아픈 지적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 "질병관리본부 내 역학 조사 인원은 2명을 빼고 모두 공중보건의"라며 "앞으로 전염병의 조사와 연구를 위해 전문 인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전 교수는 이번 메르스 사태를 겪고 난 후 "소통이 중요하다. 병을 모를 때는 불안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다"며 "메르스는 공기 감염도 아니고, 치사율도 10% 내외"라며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말했다.

전병률 교수는 지난 2011년부터 2년 동안 질병관리본부장을 역임했다. 또 2009년 신종플루에 대거 확산되던 시기에는 질병관리본부 전염병대응센터장을 지냈다.

중앙일보 시사대담프로그램 ‘생방송 직격인터뷰’는 중앙일보 홈페이지 '오피니언 코너' 내 ‘오피니언 방송’(https://www.joongang.co.kr/opinion/opinioncast)에서 다시 볼 수 있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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