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누드 2회 풀영상]'5억 스타강사' 그웬 리…의류 생산관리 여직원의 변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프랑스 의류업체에서 연봉 1600만원을 받던 생산관리직 여직원이 10여년만에 연봉 5억원의 스타 영어 강사로 변신했다. 영국 국영방송 BBC가 주목한 한국의 토익 스피킹(말하기) 강사 ‘그웬 리(Gwen Lee)’에 대한 얘기다. 그웬 리가 현재 온라인과 온프라인 토익 강의료와 직접 저술한 토익 관련 서적 등으로 한 해 버는 돈은 약 5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중앙일보 인터넷방송 ‘누드코리아’는 8일 그웬 리를 2회 초대 손님으로 모셨다. “정말 그렇게 많이 벌고 있냐”는 이훈범 중앙일보 논설위원의 질문에 그는 “여러 가지 일을 많이 하다보니까 아무래도 수입이 조금 높아진 것 같다”며 “강의와 집필, EBS 라디오프로그램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하다 보니 나온 결과 같다”고 말했다.

그웬 리가 가르치는 학생은 한 달에 오프라인상에서만 1000명에 이른다. 온라인 상에서 강의를 듣는 학생은 20만명이다. 한국인뿐 아니라 한국에서 취업을 희망하는 중국인들도 그웬 리의 강의를 듣고 있다.

그웬 리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특별 스태프들을 따로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일상은 연예인을 방불케한다. 오전 7시 30분 메이크업 아티스트에게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시작해 하루에 메이크업을 10번씩 고칠 때도 있다. 지난달 24일 BBC의 보도에서는 억대 연봉을 받는 그웬 리가 헤어와 메이크업을 전문적으로 받으며 운전기사까지 두고 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사실 그의 첫 직업이 영어 강사는 아니었다. 사회 초년생 때는 한 프랑스계 의류업체에서 생산 관리직을 담당했다. 중국에서 근무하며 프랑스와 중국 상하이를 오갔다는 그웬 리는 ”당시 연봉이 1600만원이었다”고 말했다. “원했던 일이고 하루를 시작하는 아침마다 설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민은 일찍 찾아 왔다. 돈 때문은 아니었다. 그웬 리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2, 3년차에 느끼는 그런 심정이었던 것 같다”며 “이 일이 나에게 맞는 걸까, 나에게 주어진 다른 업이 있지 않을까 호기심도 생겼고 (당시 하던 일에 대한) 회의도 들었다”고 말했다.

그 때 아버지가 “영어를 가르쳐 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그 말에 힘을 얻어 ‘영어 말하기 강사를 해보자’는 생각을 한 게 2006년 7월경이었다.

마침 그해 12월 토익 스피킹 시험이 도입됐다. 그웬 리는 이 시험에 수험생이자 강사로서 첫 응시를 했다. ‘대한민국 1호 토익 스피킹 강사’이자 ‘5억 연봉 스타 강사’를 향한 첫 걸음이었다.

사실 그웬 리는 ‘순수 토종 한국인’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의 영어 실력은 미국에서 유년기를 보낸 덕분이다. 모험심 강한 아버지가 “미국에 먼저 가서 터전을 잡을 테니 6개월 뒤에 따라오라”고 한 게 발단이 됐다. 그렇게 아빠를 따라 7살 때 미국 땅을 처음으로 밟았다. 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그웬 리는 “백인이 많은 미시간주에서 당시 차별에 대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런 일도 있었다.

“놀이터에서 놀고 있을 때 아이들이 와서 ‘너 중국인이냐’며 놀렸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와서 (그 아이들을) 혼내는데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내가 싸워서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무시 당하기 싫어서, 살아 남기 위해서 ‘서바이벌 잉글리쉬’를 하게 됐어요.”

미국 아이들에게 지기 싫어 소위 ‘말빨’ 좀 세우려다 보니 영어가 일취월장했다는 설명이었다. 그렇게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마치고 한국에는 고등학교 때 다시 돌아왔다. 미국 체류기간이 9~10년 정도 되는 셈이다. 그웬 리는 대학생 때 교환학생으로 다시 미국에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웬 리는 하지만 영어 잘 하는 비법을 미국 생활에서 꼽지 않았다. “간단한 회화든 수능영어 실력이든 영어에 대한 기초가 돼 있다면 무조건 입 밖으로 따라 소리를 내고 몸 동작, 손 동작, 입 동작을 하나하나 다 따라하면 된다. 그렇게 자신감 있게 한 달만 하면 (영어) 말문이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웬 리는 “패션에서 영어강의로 전환을 한 것이 옳은 선택이었던 것 같냐”는 이훈범 논설위원의 질문에 “패션을 전공하고 그 일을 할 때도 진짜 너무 행복했었다”며 “그 일을 할 때도 설레임에 하루를 시작했는데 그 설레임이 사그라들 때 다른 설레임을 찾을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설레임이 퇴색될 때 쯤에는 다른 일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5억 연봉을 버리고 다른 도전을 할 수 있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그렇다. 이 일을 시작할 때 제시받은 연봉이 2000만원이었는데 당시에도 물질적인 수치를 따지고 선택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설레임을 계속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웬 리는 “영어 교육과 관련된 일로는 교육심리 쪽을 더 깊이 파고 들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누드코리아'는 중앙일보가 지난달 18일 시작한 인터넷 방송프로그램으로 한국 사회의 주요 이슈를 다루고 주요 인물들을 만나 보는 본격 시사 토크쇼다. 중앙일보 이훈범 논설위원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가 공동 진행하며 격주 월요일 오후 2시 중앙일보 홈페이지 '오피니언 방송' 코너(httpS://www.joongang.co.kr/opinion/opinioncast)와 모바일 앱을 통해 볼 수 있다. 1회 초대 손님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다.

윤호진 기자 yoongoon@joongang.co.kr

▶이훈범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경희대 교수가 '투 앵커'로 진행하는 본격 시사 토크쇼 '누드코리아'(격주 월요일 오후 2시)
[1회 다시보기]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박 대통령, 10년 전엔 귀 열려 있었다"

▶박태균 전 중앙일보 식품의약전문기자의 '명의가 본 기적'(격주 월요일 오후 2시)
[1회 다시보기] '폐렴 명의' 정기석 "발병 4시간 안에 항생제, 사망률 결정한다"

▶JTBC 비정상회담 멤버인 알베르토 몬디 등 4명이 펼치는 칼럼 토크쇼 '비정상칼럼쇼'(매주 수요일 오후 2시)
[1회 다시보기] 알베르토 몬디 '이탈리아인은 왜 옷을 잘 입을까?'
[2회 다시보기] 타일러 라쉬 '해외 유학의 이득'
[3회 다시보기] 다니엘 린데만 "우리 모두 국제시장 출신이다"

▶중앙일보 촌철살인 4인방 김진·배명복·채인택·강찬호 논설위원이 진행하는 본격 시사 대담프로그램 '직격인터뷰'(매주 목요일 오후 2시)
[1회 다시보기] 오세훈 전 서울시장 "서울시 100년 대계 정책…박원순, 전시행정으로 매도"
[2회 다시보기] 나경원 외통위원장 "대통령, 폭넓은 인사로 부정적 이미지 불식시켜야"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