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이청용 닮았네, 새 에이스 이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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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

한국 축구에 박지성(34·은퇴)과 이청용(27·크리스탈 팰리스)의 장점을 겸비한 ‘공격 옵션’이 나타났다. 동아시안컵 대표팀의 공격 에이스로 떠오른 이재성(23·전북)이다.

 이재성은 지난 5일 일본과의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1-1로 팽팽히 맞선 후반 19분 교체 출전했다. 20여 분만 뛰었지만 그의 활약은 충분히 강렬했다. 후반 23분 날린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강타했고, 5분 뒤 빨랫줄 같은 왼발 슈팅도 선보였다. 이재성은 지난 2일 중국과의 1차전에서 김승대(24·포항)의 선제골을 도왔고, 이종호(23·전남) 추가골의 시발점 역할을 했다.

 고려대 출신 프로 2년차인 이재성은 올 시즌 4골·4도움을 올리며 전북의 선두 질주를 이끌고 있다.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이후 6경기에 나서 꾸준히 활약을 펼치고 있다. 3월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 데뷔골을 넣었고, 6월 미얀마와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전에서도 골맛을 봤다.

 키가 크고 마른(1m80㎝·70㎏) 이재성은 이청용(A매치 67경기 6골)과 비슷해 보인다. 체격뿐 아니라 축구 스타일도 닮았다. 박찬하 JTBC 해설위원은 “이재성은 이청용처럼 번뜩이는 창의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북한과의 3차전 키플레이어도 이재성이다.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6일 4대4 미니게임을 지휘하며 이재성에게만 조끼를 입혔다. 수비를 하지 않고 양팀 공격에 모두 가담하도록 주문할 만큼 그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재성은 “일본전에서 골대를 강타한 장면이 밤새 생각나 잠을 이루지 못했다. 박지성 선배님의 왕성한 활동량과 이청용 선배님의 창의적인 플레이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김창복 북한 감독으로부터 경계대상 1호로 지목된 김승대는 “왜 날 찍었는지 모르겠다”며 멋쩍게 웃었다. 지난해 북한과의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전(1-0승)에 나섰던 김승대는 “북한 선수들이 심판이 안 볼 때 발로 밟고 가거나 안 좋은 말을 했다. 이번에도 이겨서 복수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한=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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