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의원들 “위안부 피해자들 지지 … 의회서 모든 일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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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파스크렐

미국 하원 의원이 28일(현지시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는 이런 얘기를 하지 않지만 나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최근 워싱턴 정가의 최대 화제인 트럼프처럼 관심거리가 아니지만 그럼에도 최선을 다해 위안부들이 당한 피해를 알리고 이들을 지원하는 데 나서겠다는 뜻이다.

 이날 미국 하원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채택 8주년을 맞아 하원 레이번 빌딩 338호실에서 열린 기념식에 참석한 빌 파스크렐(민주당) 의원은 연설 말미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신문 1면에 나오는 것도 아니고 트럼프가 얘기하는 것도 아니다”고 했다. 파스크렐 의원은 “그러나 오늘 나를 이 자리에 불러 줘 기쁘다”고 한 뒤 함께 자리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7) 할머니를 바라보며 “우리를 의지해 달라. 우리를 의지해 달라”고 두 차례 말했다. 순간 참석자 100여 명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가해졌던 폭력은 오래전에 벌어졌지만 상처는 치유되지 않고 있다”며 “용감하게 나선 위안부 피해자들은 마땅히 우리가 지지해야 하고 나는 의회의 형제자매들과 함께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민주당의 애덤 시프 하원의원도 “전 세계인이 역사와 군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범죄행위를 이해할 때까지 피해자들의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했던 마이크 혼다 하원 의원은 “(일본 정부는) 역사교과서를 바꿔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미국 내 한인 유권자 모임인 시민참여센터(KACE) 등이 주최한 기념식에는 방미 중인 새누리당의 김정훈·강석호·양창영 의원과 정옥임 전 의원 등도 들렀다.

 ◆미국에서 위안부 피해소송 제기=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2명이 지난 13일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사과와 피해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캘리포니아주 북부지구 연방지방법원에 냈다. 소송을 대리한 김형진 변호사에 따르면 원고인 할머니들은 죽기 전에 명예를 회복하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피고로는 일본 정부와 함께 히로히토(裕仁) 전 일왕 및 미쓰이(三井) 등 일본 기업 7곳이 포함됐다. 소송에선 원고 한 명당 2000만 달러(231억여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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