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봉숭아학당' 최고위에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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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최근 개그프로그램 ‘봉숭아학당’ 같은 모습을 연출한 최고위원들에게 경고를 했다. 2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는 "엊그제 비공개 회의긴 했지만 또다시 민망한 상황이 벌어져 최고위원회가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부끄러운 일"이라며 "최고위원들로서의 책임과 품격을 각별히 유념하여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하면서다. 지난 2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이용득 최고위원은 정봉주 전 의원의 사면 문제를 놓고 유승희 최고위원과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설전을 벌였다.

문 대표는 "이틀마다 아침에 열리는 최고위원회는 우리당의 얼굴이다. 언론이 지켜보고 국민들이 지켜본다"며 "최고위원회에서 최고위원들이 하는 말과 행동은 개인으로서가 아니라 당을 대표해서 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에 걸맞게 책임과 품격을 지켜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하여 최고위원회가 오히려 당의 지지를 추락시키는 일이 몇차례 있었다"며 "그로인해 급기야 혁신위가 현행 최고위원제도의 폐지와 지도체제 개편을 주문하기에 이르렀고 이는 최고위원회를 바라보는 당원들과 국민들의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연직 최고위원인 이종걸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그제 비공개 최고위원들간에 언성이 높아지고 고함이 있었다"며 "다양한 의견들이 보장돼야야 할 당내 문제가 위압적인 방법으로 의견이 표출된 데 대해 같은 최고위원으로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막말 설전의 당사자인 이용득 최고위원은 "문재인 대표님의 말씀을 새겨듣고 앞으로 품격을 지키는 최고위원이 되도록 하겠다. 이종걸 원내대표님의 유감표명도 있었는데 죄송하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제 방법을 달리하겠다"며 "더 드릴 말씀은 생략하고 이제 시원한 정치를 만들어나가는데 일조하겠다"고 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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