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꺽정’ 임도헌의 뚝심 … ‘컴퓨터’ 최태웅 꺾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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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임도헌(左), 최태웅(右)

임도헌(42) 감독이 이끄는 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가 최태웅(39) 감독의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었다.

 전통의 맞수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KOVO컵 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린 16일 청주체육관. 관중 3112명은 경기 전부터 편을 갈라 “삼성”과 “현대”를 외치며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이 경기는 이번 시즌 새로 지휘봉을 잡은 임 감독과 최 감독의 첫 대결이기도 했다.

 임 감독은 “현대전이라고 해서 특별할 건 없다 ”라고 말했다. 최 감독도 “내가 둔해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젯밤 잘 잤다. 우리의 배구를 잘하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젊은 두 감독은 애써 담담한 척했지만 ‘삼성화재 신치용-현대캐피탈 김호철’ 시절처럼 뜨겁게 싸웠다. 초반은 삼성화재가 흐름을 잡았다. 임 감독은 1세트를 25-22로 이긴 뒤 김명진(24)을 빼고 최귀엽(29)을 투입했다. 최귀엽은 2세트에서만 9점을 올렸다. 26-24로 세트를 매조지는 공격도 최귀엽이 성공했다.

 궁지에 몰렸지만 최 감독은 차분했다. 그는 팔짱을 낀 채 나지막이 작전을 지시했다. “입을 더 열어라. 실책이 많다.” 서로 소통하며 팀 플레이를 하라는 뜻이었다. 경기 중반에는 최 감독이 추구하는 ‘빠른 배구’가 활발하게 펼쳐졌다. 노재욱(23)·송준호(24)·김재훈(25) 등 젊은 선수들이 기민하게 움직였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를 25-22로 따내며 반격했다.

 세대교체 중인 현대캐피탈이 완성도 높은 삼성화재를 이기기엔 힘이 조금 부족했다. 삼성화재는 4세트를 25-20으로 따내며 3연승을 기록했다. 삼성화재는 B조 1위로 4강에 올랐다. 앞서 한국전력을 3-1로 이긴 우리카드는 현대캐피탈을 득실 차로 제치고 2위로 준결승에 진출했다.

 여자부 IBK기업은행은 GS칼텍스를 3-1로 꺾고 준결승에 합류했다.

청주=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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