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2060년엔 가장 늙은 나라 … 인구 40%가 65세 이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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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0년 한국 인구 10명 중 4명은 65세 이상 노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인구 500만 명 이상 국가 중에선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산율이 낮은 데다 고령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유엔 통계를 기초로 작성해 8일 발표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 따르면 올해 5100만 명인 한국의 인구는 2030년 5200만 명으로 정점에 도달하고 2060년엔 44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급격하게 높아진다. 올해 13.1%인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2060년엔 40.1%로 높아진다.

 조사 대상 201개 국가 중 노인인구 비율 순위는 올해 51위에서 2030년 15위, 2060년엔 2위로 올라간다. 2060년 노인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국가로 예측된 나라는 카타르(41.6%)다. 하지만 카타르는 현재 인구가 290만 명에 불과해 예측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인구가 적은 소국을 빼면 사실상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된다는 얘기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일을 할 수 있는 생산가능인구(15~64세) 대비 노인 인구도 급격히 증가한다. 올해 15~64세 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65세 이상 인구 수는 17.9명으로 전 세계 54위다. 하지만 2060년에는 80.6명으로 급증해 카타르(85.8명)와 오만(83.7명)에 이어 3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오만 역시 인구가 415만 명에 불과해 예측의 정확도가 낮다.

 다만 북한과 통일된다면 고령화 속도는 다소 늦춰질 것으로 전망됐다. 남한과 북한을 합한 인구는 올해 7600만 명에서 2030년엔 7900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남북한 인구가 정점을 찍는 시기는 2032년으로 예측됐다. 통일되지 않았을 때보다 인구 정점에 도달하는 시기가 2030년에서 2년 늦춰진다. 북한의 2010~2015년 출산율은 2명으로 남한(1.23명)보다 높다.

 인구가 감소하면 노동력이 부족해지고 잠재성장률(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성장의 최대치)이 떨어진다. 인구 감소는 경제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런 인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산율을 끌어올려야 한다. 1990~95년 한국(1.67명)보다 출산율이 낮았던 일본(1.48명)은 2010~2015년엔 1.41명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일본의 노인인구 비중은 2030년까지 세계 1위(30.7%)를 기록하지만 2060년엔 한국보다 낮은 6위(36.9%)로 내려간다.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일본은 90년대 초반부터 저출산 방지 정책을 시작했다” 고 말했다. 최슬기(인구학)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출산율을 높여야 하고 단기적으론 이민 확대 등을 검토해야 한다”며 “ 여성의 취업률을 높이고 은퇴 연령을 높여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세계 인구는 2015년 73억2000만 명에서 2060년 99억6000만 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중국은 2028년에 인도에 세계 1위의 자리를 물려줄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중국의 인구는 14억200만 명이지만 2060년엔 13억1300만 명으로 준다. 반면 인도는 올해 12억8200만 명에서 2030년 14억7600만 명으로, 2060년엔 16억4400만 명으로 늘어난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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