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케아서 47만원 소파, 미국선 22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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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가구 전문점 이케아가 또다시 가격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22일 소비자문제 연구소인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이케아코리아의 소파와 수납장 평균 가격은 미국·독일·일본보다 15∼20%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을 포함한 4개국에서 공통으로 판매되는 제품 126개 가격을 지난 15일 환율 기준으로 환산, 비교한 결과다. 조사 결과 이케아코리아에서 판매하는 소파와 수납장 126개의 평균 가격은 52만2717원으로 미국(45만5344원), 독일(45만3737만원), 일본(43만7578원)보다 14.8~19.5% 높았다. 품목 수로 보면 전체의 80%에 달하는 100개 제품의 한국 가격이 3개국보다 비쌌다.

 한국과 다른 나라 간 가격 차이가 가장 큰 제품은 ‘쇠데르함’의 천 소파 ‘이세팔 라이트 터쿼이즈’(폭 99㎝, 깊이 99㎝, 시트 폭 63㎝)로 한국에선 47만원인데 미국에선 22만346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한국이 2.1배나 비싸다. ‘스톡홀름’의 3인용 천 소파 ‘산드바카 그린’도 한국이 유독 비싸다. 이 제품의 한국 판매 가격은 199만9000원으로 미국(111만6183원)의 1.8배, 독일(150만5225원)의 1.3배, 일본(162만8100원)의 1.2배다.

 가격대별로는 40만~70만원 31개 품목, 70만~100만원 14개 품목, 100만원 이상 14개 품목 등 비교적 고가의 제품 대부분이 비교 국가들보다 10~30% 비쌌다. 10만원 미만 저가 상품의 경우 한국이 오히려 저렴한 경우가 상당수 있었다.

 컨슈머리서치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최근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이케아가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고가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한국소비자연맹은 이케아코리아의 판매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1개국 가운데 스웨덴에 이어 두 번째로 비싸다고 발표했었다.

 이케아코리아는 “한국 가구시장에서 가장 낮은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려는 이케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타사 제품과의 비교가 아닌) 이케아 제품만으로 가격 실태 조사를 한 점에 유감을 표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회사 측은 “국가별로 소비자 설문조사·시장분석·물류·관세·환율·매장 수 등 많은 요소를 반영해 가격을 책정한다”며 “가격을 비교하려면 국내 가구 제품과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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