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성모병원, 밀폐 공간서 공기 감염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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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성모병원의 감염 원인이 제한된 형태의 공기 전파일 가능성이 처음 제기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비말(飛沫·굵은 침방울) 감염이 아니라는 것이다.

 방역 당국의 관계자는 5일 “평택성모병원 7, 8층 역학조사 결과 최초 환자(68)가 뿜어낸 에어로졸(미세한 침방울) 형태의 바이러스가 병실 안에 고농도로 떠 있다가 출입문 밖으로 밀려 나가면서 감염을 일으킨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초 환자가 입원한 병실은 환기구와 배기구가 없었고 창문은 밑으로 여는 크지 않은 형태였다.

 이 관계자는 “에어로졸 형태의 바이러스는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공기 중에 떠 있었으며, 이게 방 안에 가득 찬 상태에서 출입문을 열 때 병실 밖으로 쏟아져 나가 다른 환자와 보호자를 감염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천장 에어컨은 가동되지 않았다. 에어로졸 형태의 바이러스가 에어컨으로 올라갔고, 3개 에어컨 필터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동국대 예방의학과 이관 교수는 “환자 몸에서 배출된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꽉 막힌 병실 안을 채우고 있는 상태에서 문이 열려 기압 차가 생기는 순간 확 빠져나갈 수 있다. 가래 흡입 등의 의료행위를 하다 보면 바이러스가 에어로졸 형태로 배출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편 평택시는 이날 공무원 300명을 동원해 지난달 15~28일 이 병원 7, 8층 에 입원했던 환자 175명의 집을 방문해 발병 여부를 밤샘 조사했다. 서울시는 대형병원 의사 감염자(38)가 참가한 재건축조합 총회 참석자 1565명에 대해 일대일 조사를 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이에스더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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