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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나는 대로 손 씻고, 마스크는 하루만 쓰고 버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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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환자가 계속 늘면서 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직원들이 손소독을 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 등 의학 전문가들은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 외피가 있는 바이러스로 비누칠만 해도 외피가 벗겨져 죽게 된다며 손 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뉴시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은 현재까지 병원이란 공간 안에서 벌어지고 있다. 메르스는 공기 중으로 전염되지 않는데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병원과 지역 이름을 담아 근거 없는 불안감을 부추기는 글들이 떠돈다. 이럴 때일수록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평상시 알아야 할 메르스 행동 요령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Q: 외출할 때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하나.

 A: 원칙적으로는 기침이 날 때 마스크를 착용하면 된다. 하지만 불안감이 높아진 만큼 개인 위생을 챙긴다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항상 쓰고 다녀도 상관없다. 대신 똑같은 마스크를 며칠씩 쓰지 말고 하루에 하나만 쓰고 버리는 게 좋다. 특히 주머니에 넣었다가 다시 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Q: 의료진이 착용하는 보건용 마스크(N95)를 착용해야 병에 안 걸린다는 말이 있던데.

 A: 일반 마스크로도 충분하다. 많은 환자와 접촉하는 의료진은 보건용 마스크를 써야 하나 일반인이 이 마스크를 착용하면 호흡하기 힘들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그러니 일반 마스크를 사용하되 4시간 이내에서 새것으로 바꿔가며 사용하는 게 좋다.

 Q: 손 씻기가 중요하다는데 왜 그런가.

 A: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외피가 있는 바이러스여서 비누칠만 해도 외피가 벗겨져 바이러스가 죽게 된다. 그래서 손 씻기가 매우 중요하다.

 Q: 얼마나 자주 씻어야 하나.

 A: 자주 씻을수록 좋다. 손에 바이러스가 전파되면 알지 못하는 사이에 코나 눈, 입 등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람들이 많은 곳을 다녀왔다거나 대중교통 등을 이용했다면 손 씻는 게 우선이다. 비누와 손 세정제의 세척 효과는 비슷해 어느 쪽을 써도 상관없다.

 Q: 콧속에 바세린을 바르면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다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A: 과학적으로 근거 없는 이야기다. 따라 할 필요가 전혀 없다.

 Q: 병원 감염을 피하려면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인데.

 A: 메르스 감염 우려 때문에 외래 진료까지 참을 필요는 없다. 혹여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이라고 해도 해당 장소에 간다는 것만으로 감염되지 않는다. 또한 감염 위험 지역에 대한 일반 환자 출입은 아예 통제된다.

 Q: 병문안 갈 일이 있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A: 가급적 노약자를 동반해 환자를 병문안 가는 건 피하는 게 좋다. 50대 이상은 특히 조심해야 한다.

 Q: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쉬운 사람들은 누구인가.

 A: 50대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 보유자, 면역 상태 저하 환자다. 의학계에선 나이가 많아질수록 위험도가 커진다는 게 정설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환자의 평균 연령은 50세로 보고됐고, 국내 환자 25명 중에서도 50대 이상이 13명이다. 천식 같은 만성 폐 질환이나 만성 신장질환자도 메르스에 취약하다. 메르스 바이러스는 폐를 침범하는 것은 물론 신장 기능을 망가뜨리는 특징이 있다. 그 외엔 암이나 에이즈, 스테로이드 복용 등을 통한 면역 저하 상태에서도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쉽다.

 Q: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나 유치원에 보내지 말아야 하는 게 아닌가 걱정한다.

 A: 사우디아라비아나 한국의 사례를 보더라도 10대 아이들이 메르스에 감염된 사례가 아주 적다. 메르스가 병원 담을 넘어 지역사회에 확산되고 있다면 그때 가서 휴교 등이 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 시점에서 자녀의 등원이나 등교 등을 기피할 필요는 없다.

 Q: 3차 감염이 확산된다면 좀 더 조심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A: 추가 전파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개인 위생을 좀 더 철저히 지키고, 호흡기 증상자와 접촉을 삼가야 한다. 노약자는 특히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는 것도 좋다. 본인에게 발열과 기침 등이 발생하면 마스크를 착용하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막는 데 쓴 휴지는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주변에 의심 증상자가 있으면 인근 보건소나 메르스 핫라인(043-719-7777)으로 신고해야 한다.

 Q: 가족 중 의심 환자가 있다면 어떻게 하나.

 A: 메르스 잠복기는 최대 14일이다. 환자는 가족과 2m 이내로 밀접한 접촉을 하지 않아야 한다. 수건이나 식기류 등 전용 물품을 지정하고 격리 대상자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방과 화장실을 따로 이용하고 식사도 별개로 해야 한다. 혼자 있는 경우에는 가족이나 친인척이 식사를 배달해주는 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도록 한다. 보건소 담당 요원이 하루에 두 번 이상 메르스 의심 증상 발생 여부와 건강 상태를 체크한다. 전화를 하거나 직접 방문을 할 때도 있다. 연락이 닿지 않으면 곧바로 격리 상황을 확인하러 요원이 방문하게 된다. 격리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관련해선 보건복지부에서 긴급생계지원을 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도움말 주신 분: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 이관 동국대 의대 교수, 이상호 고신대 의대 교수, 천병철 고려대 의대 교수)

정리=정종훈·신진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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