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강경투쟁 자제할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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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온건 노선을 표방하며 합법화를 모색 중인 제11기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이 1일 공식 출범했다. 한총련 소속 대학생 7천여명(경찰 추산)은 이날 새벽 서울 연세대에서 출범식을 갖고 정재욱(23)연세대 학생회장을 의장으로 공식 추대했다.

한총련은 출범식 전후 온건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이날 오후 참석하려던 서울 용산 미군기지 앞 '인간띠 잇기 행사'가 원천 봉쇄되자 경찰과 충돌을 의식한 듯 곧바로 대회 참석을 포기했다.

한총련은 출범 선언문에서도 "3백만 대학생을 모두 포괄하기 위한 운동방식의 혁신으로 새로운 학생운동 조직을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의장을 비롯한 신임 집행부는 지난달 선거에서 당선될 때부터 "이적단체로 규정된 한총련은 합법화를 위해 대중적 학생운동조직으로 거듭나겠다"며 "한총련의 발전적 해체까지도 검토하겠다"고 밝혀왔다.

이를 종합해 볼 때 11기 집행부는 강경투쟁을 자제하면서 노무현(盧武鉉)정부와의 협상과 대 국민 여론에 호소하는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한총련을 포함해 전국학생연대회의 및 민주노동당 학생위원회 등 비(非) 한총련 계열의 학생운동권 조직이 참가해 발족한 '전국학생투쟁연대(전학투련) 준비위원회'도 관심을 끌고 있다.

전학투련은 민족해방(NL) 계열의 한총련이 노선 차이를 보여온 민중민주(PD)계열과 연대해 개별적 사안마다 공동투쟁을 하기 위해 만든 연합체다. 공안당국은 전학투련이 앞으로 한총련을 대체할지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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