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시민이다] 50개국 기업시민지수 산출 어떻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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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라 히로키(三浦大樹)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교수

국가별 기업시민지수는 사회 구성원으로서 기업이 사회 문제에 얼마나 관심을 갖고 실천하고 있는지 평가한다. 다만 어느 한 기업만의 노력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속한 사회 전체의 문화와 의식 수준을 비교하는 것이 목표여서 개별 기업이 아닌 국가별 분석을 시도했다. 상장 기업 100개 이상 국가 중 국민총소득(GNI) 상위 50개국을 분석했다. 주요 지표 5개와 보조 지표 1개를 사용했다.

 먼저 기업시민으로서의 실천 정도를 보기 위해 ‘유엔 사회공헌 프로젝트(UN Global Compact·UNGC)’와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한 국제기구(Global Reporting Initiative·GRI)’ 참여율을 활용했다. UNGC는 유엔이 제시한 인권, 노동규칙, 환경, 반부패 등 4가지 분야의 원칙을 자발적으로 준수하는 기업 네트워크다. 유엔환경계획이 주도하는 GRI 역시 환경 등 이슈와 관련한 지속 가능 보고서를 제출하고 이를 이행하는 기업의 모임이다. 국가별로 상장기업 수 대비 UNGC와 GRI 참여 기업 수를 각각 15%씩 반영했다.

 기업시민 리더십 부문에선 2개 지표를 사용했다. 글로벌 리더십 부문에선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발표하는 ‘글로벌 100대 기업’에 포함된 기업 수(2005~2015년)를 활용했다. 세계경제포럼은 시가총액 20억 달러 이상 전 세계 4000여 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환경 보호, 사회적 참여, 세금 납부 등 12가지 항목을 평가해 모범이 되는 기업을 선정한다. 최근 11년 동안 누적된 기업 수를 상장 기업 수 대비 비율로 환산해 20%를 반영했다.

 리더십의 또 다른 지표는 사회적 기업가 숫자다. 서비스와 제품의 혁신을 통해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바꿔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개인을 의미한다. 세계 3대 사회적 기업가 육성 프로젝트인 아쇼카(Ashoka)·스콜(Skoll)·슈바프(Schwab)재단이 매년 선정하는 ‘사회적 기업가’ 리스트를 이용해 각국의 인구 대비 선정 인원 수를 산출해 10%를 반영했다.

 가장 큰 비중은 기업에 대한 도덕성 평가(전체의 35%)다. 세계경제포럼이 매년 전 세계 140여 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국가경쟁력 조사자료를 활용했다. 기업시민 활동은 결국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얼마큼 신뢰와 도덕성을 인정받는지가 관건이 되기 때문이다. 보조 지표로는 경제성장률(5%)을 반영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해 사회를 지탱하는 본연의 기업 역할도 존중돼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미우라 히로키(三浦大樹)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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